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안종열)는 가족부양에 부담을 느껴 흉기로 부모를 사상한 혐의(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로 기소된 A씨(21)에 대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9일 대구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당시 53세)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나서 어머니(51)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온몸을 5차례가량 찔렸지만, A씨 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제압하면서 생명을 건졌다.

A씨는 아버지가 만성 신장병, 어머니가 유방암을 앓아 자기가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자 부모를 살해하고 자살하겠다는 생각으로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은 우리 사회 전통적 가치관과 국민 법 감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반인륜적인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점으로 봤을 때 중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이 어린 나이에 지병을 앓는 부모와 학생인 동생의 생계를 책임져 상당한 육체·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중증도의 우울증을 겪는 점, 어머니와 여동생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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