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포항 한동대에서 열린 ‘지열발전실증단지 후속관리 방안 전문가 초청 간담회’는 시의적절한 행사였다고 판단된다.

지금 포항에는 촉발지진에 의한 포항지진 만큼이나 큰 이슈가 없기에 이날 간담회에서 오간 내용에 대해 우리는 좀 더 진지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두 학자가 그간 겪었던 전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내용은 포항이 귀담아 듣고 향후 지진문제 해결에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한동대가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으로 규명한 고려대 이진한 교수와 부산대 김광희 교수의 학술적 성과를 격려하고 향후 대응책을 함께 논의한 것은 지역사회를 위한 적절한 행사로서 의미도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두 교수는 포항지진의 진실 규명을 위한 학술적 노력에 대해 무형의 압력을 받았음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그러나 학자로서 갈등과 고민을 극복하고 과학적 연구 결과를 만드는데 집중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인사말에서 여러 가지 압박에도 유발지진으로 발표해 준 두 사람의 학자적 용기를 격려했으며 “두 교수의 학문적 노력이 없었다면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으로 밝혀지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 평가했다.

주목을 끈 대목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에 대한 책임 요구다. 포항에 지열발전을 강행하고 지반조사를 단행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책임은 사업을 추진한 넥스지오 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열발전 위치를 잘못 선정한 국가기관으로서 한국지질연구원은 포항시민과 국민에게 공식적 사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특히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가사업 가운데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위치 선정 등 앞으로 중요한 국가과제를 수행해야 할 입장에 있는 만큼 지열발전 위치 선정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왜 실수했는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야만 포항 지질발전과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2010년 “MW(메가톤)급 지열발전 실용화 기술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넥스지오가 사업추진 기관으로 지정되고 지질자원연구원 등 5개 기관이 연구에 참여한 사업이다. 총 사업비 473억 원으로 정부와 민간이 공동 투자했다.

그러나 지열발전소는 처음부터 장소의 부적절성이 논란이 됐다. 일반적으로 화산 주변에서 하는 지열사업이 포항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또 지열발전소가 물주입 후 나타난 지진 징후 등을 숨겼다는 추측들도 제기됐다. 이번 간담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 산자부는 촉발지진 원인과 책임소재 파악에 더 엄격한 조사를 벌여야 한다.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지 않으면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