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 회담이 성사되려면
3차 북미 회담이 성사되려면
  • 등록일 2019.04.21 20:10
  • 게재일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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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지난달 3·27 하노이 회담은 결렬되고 말았다. 기대했던 북미 회담은 노딜(no deal)로 끝나 버린 것이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1차 회담은 그런대로 공동 선언이라도 발표되었지만 하노이 회담에서는 아무런 합의문 없이 끝나 버렸다.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FFVD)를 우선 요구했으며, 북한은 미국에 대해 대북제재 해제를 우선 요구한 결과이다.


미국은 북 핵의 완전 폐기와 제재해제라는 빅딜을 원했고, 북한은 핵 폐기만큼의 스몰딜을 원할 만큼 회담의 목표, 내용, 방식이 사뭇 달랐다. 그러나 북미는 여전히 회담의 불씨를 살려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3차 북미 회담은 과연 성사될 것인가. 현재로서는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양측의 조건만 조율되면 연내 개최도 가능할 것이다.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의 현재의 입장과 성사의 요건을 점검해보기로 한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3차 회담에 관해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실 외교는 내치(內治)의 연장이라 답답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연방예산의 셧다운(Shut Down)문제도 해결되고, 로버트 뮬러 특검 위기도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상의 달인 트럼프는 북한과의 핵 협상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김정은을 ‘좋은 친구’라고 칭찬하며 대화의 의지는 계속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러한 정치 행보만으로 대북 핵협상은 쉽게 풀 수 없다. 그의 전술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막았지만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과의 빅딜에 앞서 북미 수교 등 체제의 안전 보장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북한 당국은 이란의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카다피의 비극적 운명을 보았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미국에 대하여 종래의 벼랑 끝 협상이 통하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북한은 여섯 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로 유도하는데는 성공하였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모호한 셀프 핵 폐기와 대북제재 해제라는 카드는 통할 리 없다. 그러한데도 북한은 여전히 북미 정상 간의 톱다운 식의 협상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북한은 협상의 파트너인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의 교체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가 김정은을 압제자(tyrant)로 모독한 결과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기 싸움 식’ 전술만으로 미국을 협상으로 유도할 수 없다. 미국은 대북 제재로 경제적 타격을 받는 북한에 대해 핵 폐기의 실질적 징후를 보일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제 ‘영변+α’라는 핵 폐기의 실천적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25일 블라디보스톡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정상외교 보다는 통큰 결단을 해야 할 시점이다.

여기에 우리 정부의 중재자적 외교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2차 판문점 정상 회담을 통해 북미 싱가포르 회담을 추동한 경험을 간직하고 있다. 현재로서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샌드위치의 신세를 탈피하지 못하고 제한받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으로부터는 ‘오지랖 넓은 중재자’로 비판을 받고, 미국으로부터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적극 공조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 한미 워싱턴 회담도 내용상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 버렸다. 우리가 미국과의 동맹외교와 중재외교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조건 없는 4차 정상회담을 제안하였다.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 편에 김정은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혀 남북 정상 회담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을 설득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도 북미 회담을 촉구해야할 입장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을 가는 것처럼 우리의 중재자의 외교는 길은 멀고 험하지만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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