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석 남

풀린

물결이여 네 고요 위에

봄비는 내려와

둥글게 둥그렇게

서로서로 몸을 감고 죽는다

봄비가 내려서 둥글게 둥글게 물이 되어 삼라만상을 겨울잠에서 깨워 소생시키는 것을 감각적인 짧은 시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봄비가 만물을 소생시키면서도 서로서로 몸을 감고 죽는다고 표현하며 소생의 삶과 죽음의 양면을 얘기하면서 유한한 존재들의 초월을 꿈꾸며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