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국민의 아픔을 만져주는 국가를 원한다
우리는 국민의 아픔을 만져주는 국가를 원한다
  • 등록일 2019.04.18 19:00
  • 게재일 20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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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식 포항침례교회 담임목사

지난 2017년 11월 15일, 꿈에서조차 생각지도 못한 천재지변으로 포항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는 아픔을 겪었다.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으신 이재민과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불안한 마음으로 단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시민들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시민의 아픔만큼 도시 자체도 아픔을 겪었다. 포항시는 그동안 지진으로 인한 인구감소, 도시브랜드 손상, 지진 트라우마 호소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왔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 관광객 감소 등의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도 입었다.

지난 3월 20일, 아직까지도 많은 시민이 이재민 임시구호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포항지진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지열발전소 사업으로 촉발된 인재(人災)라는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에 포항시민은 이제는 ‘지진도시’의 오명을 벗었다는 안도감에 앞서 허탈함과 분노가 뒤섞인 절망감에 빠졌다. 정부의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행사례와 수차례에 걸친 경고 지진을 무시하고 이를 강행하여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한 인재(人災)였다는 점에서 포항시민이 느끼는 분노는 극에 달했다. 무엇보다 국가의 사업보다도 국민의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조사나 피해주민, 지역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2일 열린 ‘지진피해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에 3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시민대표로 연단에 오른 중학생은 하루빨리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지진의 아픔을 극복하는데 온 국민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다. 답답한 시민의 마음을 알기라도 했던지, 이강덕 포항시장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시민의 안전과 지역의 발전을 챙겨야 하는 시장으로서 시민들에 대한 송구함과 앞으로 일어날 모든 후속대책들은 시민 모두를 감싸고 살피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삭발을 통해 시민과 약속했다. 정부의 무모한 국책사업의 추진으로 그 피해를 포항이 고스란히 입었지만 이 문제는 비단 포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전 국민이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이 같은 인재(人災)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난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반성하고 함께 대처해 나가야한다.

인구감소, 도시브랜드 가치 하락 등을 회복하기 위해서 ‘포항지진 피해배상 및 지역 재건 특별법’을 하루속히 제정하고, 범정부대책기구를 구성하여 신성장산업 육성은 물론 위축된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 등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아직까지도 시민들이 공포감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지열발전소의 안전한 폐쇄와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사후관리 조치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지열발전소에 의한 지진유발을 막을 수 있었던 4번의 기회를 놓친 것이 뼈저리게 안타까운 만큼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마침 정치권의 여야대표가 포항을 찾아 문제의 지열발전소와 피해현장을 둘러봤다. 그리고 아직도 임시구호소에 남아있는 이재민들의 손을 잡고 지진 피해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범시민결의대회에 발맞춰 여야 모두가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참으로 고맙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난해 7월, 동굴에 갇혀있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소년과 코치 전원을 구조했다는 태국의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역할을 보았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위(安危)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 국가가 일으킨 인재(人災)로부터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의 경우도 국가가 지키고 보살펴야 할 국민이다. ‘국민의 생명뿐만 아니라 안전도 지키는 대한민국’의 멋진 모습이 전 세계인들에게 회자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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