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에 대한 국민청원은 포항시민과 전 국민적 호응을 얻으면서 22일 만에 청와대가 답변해야 할 수준인 20만 명 선을 넘어섰다. 포항지진이 촉발지진에 의한 인재인 것으로 밝혀진 지 한 달 가까이 됐으나 정작 정부 측의 피해배상 의지는 약해 보였다. 현재까지도 구체적 피해배상 및 지원에 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선을 다 하겠다” “피해지역에 대한 신속한 복구”에 노력하겠다는 의례적 대답만 되풀이 하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수천 명의 이재민을 내고 지진 공포의 트라우마에 시달여야 했던 국민의 고통에 대해 정부가 이 정도 수준의 답변만 해도 되는 것인지 의아심이 들 정도였다.
포항지진 피해배상과 관련해 정치권의 특별법 제정이 논의되고 있다고는 하나 그나마 여야가 입장차를 보여 제자리걸음이다. 자유한국당이 제출한 법안은 국회 산자위에 상정된 것 말고는 더 이상 진척될 기미가 없다. 여당은 특위부터 만들어 특별법에 담을 내용을 논의하자는 것이고 야당은 특위 구성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서로 줄 당기기만 하고 있다. 연내 제정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3만여 포항시민이 거리에 나서 포항지진 피해배상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지금의 상태로는 언제쯤 법이 만들어질지 안갯속이다.
청와대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원칙에 따라 청원자 20만 명이 넘은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 요구에 곧 답할 모양이다. 청와대가 어떤 답을 할지가 관심이다. 지지부진한 특별법과 관련한 청와대의 진지하고 성실한 답변에 모두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항시민이 겪은 고통과 피해를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다. 정부가 이 모든 아픔을 안아주어야 한다.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이 포항시민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덜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포항지진과 관련 “입법적 해결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답변을 계기로 지진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