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념비와 같은 공간’ 논란
구룡포 충혼각 위패 257위
덕수공원에 이전, 합동안치 추진

속보 = 한국전쟁 당시 호국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건립된 충혼탑과 충혼각 바로 옆에 ‘제국재향군인회(일본군)’가 건립한 일본군 기념비가 있어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본지 12일자 5면 보도>에 따라 포항시가 충혼각에 안치돼 있는 전몰용사들의 위패를 포항시 덕수공원 내 ‘포항시 충혼탑’으로 옮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14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올바른 역사 인식 및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구룡포읍 충혼각 내 전몰용사들의 위패 257위를 포항시 북구 덕수공원에 있는 포항시 충혼탑으로 옮기기로 했다.

위패가 옮겨지는 덕수공원 수도산은 6·25전쟁 당시 최대 격진지 중 하나로, 포항출신 전몰군경들의 넋을 추모하는 포항시 충혼탑과 ‘반공순국청년동지위령비’가 있다.

이곳에는 전문 관리인이 상주하면서 봉안된 2천여 위패를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보훈단체가 덕수공원 충혼탑 앞에서 분향식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는 공청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주민과 유가족들의 의견을 수렴, 오는 5월 31일까지 위패를 옮길 계획이다.

충혼각 위패 이전 후 남은 부지는 ‘구룡포근대역사문화거리’ 및 ‘과메기문화관’과 연계한 관광공원화가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관계자는 “충혼각과 충혼탑은 모셔진 위패가 이전하고 나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철거하고 구룡포를 상징하는 색다른 관광공원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충혼각과 함께 있는 ‘용왕당(용왕을 모신 제당)’ 역시 이전부지를 확보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전몰군경유족회와 전몰군경미망인회, 상이군경회 등 포항시 보훈산단체에서는 전몰용사들의 위패를 한 곳에 모아 합동 추모행사를 거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 왔다.

하지만,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단체 및 인물이 없어 수십년 동안 차일피일 미뤄졌고, 때문에 포항시 남구에서는 구룡포 충혼각 앞에서, 북구에서는 덕수공원 내 포항시 충혼탑 앞에서 각각 추모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위패 이전이 모두 마무리되면 오는 6월 6일 현충일에는 덕수공원 충혼탑 앞에서 포항시 전몰용사들의 합동 추모행사가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있는 충혼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60년 건립됐다.

충혼각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장렬히 산화한 포항(당시 영일)지역 출신 전몰군경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바로 앞에는 충혼비도 세워졌다. 하지만, 충혼각, 충혼탑과 함께 일본군이 일제강점기에 만든 기념비 기단 등이 남아있어 논란이 됐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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