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등 북부지역 5개 시·군
4월 폭설로 잇단 농작물 피해
비닐하우스·과수방조망 등 파손
영주선 인삼재배시설 무너져
영하로 떨어진 이상기온에
개화기 앞둔 과수 피해 급증

영주시 단산면의 한 인삼재배시설(5㏊)이 내린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4월로 접어들면서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이상저온과 때아닌 폭설로 경북 지역 농가들의 농작물 피해에 이어 시설물 피해까지 발생했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봉화군 석포면에 25.3㎝, 봉화군 도래기재 15㎝, 울진군 금강송면 12.4㎝, 영양군 수비면 11㎝, 문경시 벌재면 5㎝, 예천군 저수령 10㎝, 안동시 가랫재 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번 폭설로 봉화군을 비롯해 안동, 영주, 영양, 예천 등 5개 시·군에서 비닐하우스 12동과 인삼재배시설 등 농업용 시설물(16.5㏊) 피해가 잇따랐다.

봉화군 봉성면 봉양리 오리 사육시설 10채(3천600여㎡), 춘양면에 버섯 재배시설 2동(660㎡)가 파손됐다. 다행히 가축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에선 과수방조망 6천㎡, 비가림 1동 600㎡ 등이 파손됐다. 영주시 단산면의 한 인삼재배시설(5㏊)은 내린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다.

경북도와 시·군들은 농업시설과 농작물 피해 실태를 조사중에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폭설에 앞서 최근 경북 도내 곳곳에선 이상 저온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폭설 후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면서 추가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농작물 저온 피해는 경주와 김천, 구미, 영천, 문경, 경산, 의성, 영덕, 고령, 성주 등 10개 시·군에서 나타났으며 피해 규모는 304.4㏊에 이른다.

피해가 난 10개 시·군에서는 최근 오전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져 개화기를 맞은 과수의 피해가 컸다. 특히 지난 2일에는 김천시 구성면의 최저기온이 영하 6.4도까지 떨어졌다. 이상저온 피해는 이들 시·군 가운데 영천시가 98㏊로 가장 컸다. 이어 김천 71.7㏊, 경주 65.2㏊, 문경 36㏊, 경산 20㏊ 등의 순이다.

피해는 개화기를 앞둔 배·자두·복숭아 등의 과수농가(263.4㏊)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배 농가(162.2㏊)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자두(45.5㏊), 복숭아(33.4㏊), 살구(17.2㏊)농가 순이다. 이들 농가의 주된 피해는 과수 꽃봉오리 및 개화기 암술 고사다. 이 밖에 피해 작물은 담배(5㏊), 감자(5㏊), 배추(31㏊) 등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이하 농기원)에 따르면 경북 북부지역의 경우 지난 한 달간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15일 이상으로 지난 2013년 11일, 2014년 9일보다 많이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순 이후까지도 이상저온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 농기원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본격적인 개화기에 들어가는 사과·복숭아 과수농가들의 냉해 피해가 우려돼 주의가 요구된다.

이 시기에 저온 현상이 나타나면 암술이 말라 죽어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물을 흩어 뿌리는 살수법이나 방상팬을 가동하는 송풍법 등이 있다.

살수법은 미세살수장치나 스프링클러를 통해 나오는 미세한 물방울로 나무 표면에 막을 형성시켜 기온이 심하게 떨어져도 적정온도를 유지해주는 방법이다. 다만 물이 부족해 장비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면 나무 온도가 기온보다 낮아져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남문식 경북도 농기원 기술보급과 팀장은 “미세살수장치나 방상팬 등의 장치가 과원에 설치돼 있지 않은 농가들은 저온에 대비해 농약 살포에 쓰이는 고성능분무기(SS기)를 이용해 과원의 공기를 순환시키기도 한다”며 “농가에선 기상청 일기예보를 수시로 확인해 저온, 서리 등 이상 기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동·손병현기자

    김세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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