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소 현장 점검 이어
붕괴 피해 대성아파트
이재민 대피소 찾아 주민 위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민생 대장정 첫 일정으로 포항을 방문했다.

9일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포항지진 피해현장을 찾은 황 대표는 피해주민들을 위로하며, 신속한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포항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를 방문해 현장을 살핀 후 “안전한 폐쇄와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자유한국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사의 아파트’라고 불리는 대성아파트를 찾아 이강덕 포항시장으로부터 지진피해 상황과 현재 포항의 실정을 전해들었다.

이 시장은 범정부차원의 도시재생사업과 이재민 주거안정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임시거주시설 임대기한 연장 △이재민 월임대료 및 전세이자 전액 국가 부담 △생활비 일부 국가 지원 등 추경예산 반영을 황 대표에게 건의했다.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비롯한 국가방재교육관, 경북 안전체험관 등의 방재인프라 구축도 부탁했다.

또 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영일만4산단 기반시설 조성비(1천110억원)와 블루밸리국가산단 임대용지의 획기적 확대(2%→5%), 영일만4산단 내 차세대 배터리파크(1천500억원) 조성 등 범정부 차원의 지역 활력 사업을 요청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1·15지진 관련 이번 추경예산 반영과 함께 도시재건과 경제활력 중심의 국가지원 대책이 담긴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인재 때문에 지금껏 아픔을 겪고 인내하며 살아가는 피해주민들과 시민들에게 국가차원에서 희망을 전해줄 수 있도록 당 차원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황 대표가 이재민대피소인 흥해읍실내체육관에 도착하자 이재민들의 읍소가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이재민을 정치에 이용하지 마라”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최송식(73)씨는 “지진 당시 트라우마 때문에 아직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 지진이 난 지 1년 6개월이 지났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지진 당시 살던 주택이 부서져 현재 컨테이너박스에서 살고 있다는 윤정식(67·여)씨는 “이재민들은 하루도 살기 불편한 곳에서 1년 넘게 생활하며 고통받고 있다.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제발 도와달라”며 황 대표 팔을 붙잡고 매달렸다.

주민들의 하소연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던 황 대표는 “법을 만드는 게 실질적으로 주민들을 돕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자유한국당은 포항지진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고 신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진 피해주민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계속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야 구분없이 신속히 법을 만들어 피해주민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흥해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재민을 비롯한 지진범시민대책위, 지역도시재생관련 시민단체, 피해주민단체 등이 참석한 현장 간담회를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황 대표는 마지막으로 “포항지진으로 건물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이 많이 무너져 내린 거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국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민생대장정 일정 중 포항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자유한국당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민심 대장정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을 돌며 생활밀착형 민생 현안을 다루면서 대안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 정치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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