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인간은 품위 있고 행복한 생활을 가능케 하는 환경 속에서 자유 평등 및 충족한 생활 조건을 향유할 기본적 권리를 가지며 현세대 및 다음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 개선할 엄숙한 책임을 진다.”

이는 유엔 인간환경 선언 내용 중 일부이다. 이 선언은 1972년 6월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유엔 인간환경 회의에서 채택되었다. 이에 대해 한 사전은 “인간환경의 보전과 개선을 위하여 전 세계에 그 시사(示唆)와 지침을 부여하는 공통의 원칙이다.”라고 설명하였다.

국제환경법 등 세계는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오래 전부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 환경 파괴 속도는 국제적인 노력에 비례하여 더 빨라지고 있다. 지금 속도라면 수십 년 안에 인류파멸과 같은 환경 재앙 영화들의 내용이 현실화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영화 속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는 자신만이 지구와 인류를 구할 수 있다고 외치는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그들에겐 공통된 이야기 패턴이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조건 다 틀렸고,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만 들어야 한다고 목에 핏대를 세운다. 그 모습은 영웅모방 증후군에 걸린 꼭두각시 같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관련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그들의 목소리를 뒷받침하듯 대기(大氣) 상태는 최악이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국가 재난으로 규정하였다. 공기정화기는 품귀 현상을 빚고, 다른 미세먼지 방지 관련 상품들은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가 보여주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다. 당장 살아야하니까 어쩔 수 없이 마스크나 공기정화기 등과 같은 물건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는 미세먼지 대응책으로 모든 유초중고 교실에 공기정화기를 넣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하면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재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럼 교실을 나온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마스크는 학교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이대로 가다간 모든 학생들에게 방독면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방독면을 쓰고 체육활동과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은 이유는 왜일까? 이런 일이 현실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하루 빨리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답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다. 그 답은 인간환경선언에도 나와 있다. “환경을 보호 개선할 엄숙한 책임” 안타깝게도 편리주의에 빠진 요즘 사람들은 이 책임조차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환경주권을 지켜나갈 환경 파수꾼인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환경보호의식과 환경개선의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 필자는 ‘교실 숲’조성을 제안한다. 필자는 올해부터 산자연중학교 교실에 ‘교실 숲’을 만들고 있다. 아직은 많이 미비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연에 대한 학생들과 교사들의 태도 변화다. 교실에 나무가 들어오고, 공기정화 식물 등 다양한 식물이 일가를 이루면서 교실에서의 학생들 생활은 분명 달라졌다. 자연과 학생이 공존하는 교실 모습이 어떨지는 거창한 숲 이론을 인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 가능할 것이다.

지금 교실 환경은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다. 교실 삭막화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편리를 위해 교실에 들인 냉난방기, 공기정화장치와 같은 각종 기기(器機)들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는 이런 기기들에 의해 길들여졌지만, 지금부터라도 교실에 자연을 들이면 어떨까? 그래서 자연의 자정(自淨)능력을 배우게 하면 어떨까?

그 방법으로 나무와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 ‘교실 숲’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