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당 원내대표
추경·장관 임명 강행 대치
국회 의사일정 합의 불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8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 4월 국회 현안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머물렀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문재인 대통령의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문제를 놓고 대치 상황만 반복됐다.

이날 일정 논의에 앞서 문 의장은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국회법 개정안)’의 정부 이송안에 서명했다. 문 의장은 밀려 있는 법률안이 1만개 이상에 달한다며 소위라도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문 의장의 이같은 바람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여야가 회동 모두발언에서부터 충돌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성·속초 산불피해 지원 예산을 정부가 미세먼지와 선제적 경기대응을 위해 편성키로 한 추경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고 나섰고 자유한국당은 이를 내년 총선용 선심성 추경이라 판단해 별도의 추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고성·속초에서 산불이 났는데 복구작업과 이재민 대책이 중요하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다해 차질없이 이재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예비비로 할수있는 것은 예비비로 하고 안되면 추경에 포함시켜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포항 지진과 관련해서는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만들어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지역주민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으로서는 포항 지진 원인으로 지열발전소가 지목됐기에 특위가 구성될 경우 전 정부를 겨냥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별도의 추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미세먼지, 포항 지진, 산불 등과 관련된 추경이 편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추경이 혹여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내년 총선을 위한 선심성 추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된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금, 일자리 만들기 등 각종 총선용 예산이 추경에 철저히 맞춰질까봐 우려된다. 재해 추경과 비재해를 별도로 제출해달라. 재해 추경은 여야 합의가 매우 원활할 수 있어서 국회 역사상 유례 없이 빨리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부결된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키로 한 것을 두고도 대척점에 섰다. 인사청문 정국을 거치며 심화된 여야간 극한대치 상황은 4월 국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 농후하다.

나 원내대표는 “장관 후보자 7명 모두 부적격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국정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3명은 부적격 의견을 달아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것”이라면서도 여당의 재고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회동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최고위 등을 통해 한국당이 정당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라 주장하는 상황이다.

다른 3당 원내대표는 한목소리로 ‘일하는 국회’를 다짐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 및 최저임금제 신속 처리를 요구하는 한편 선거제 개편 등 정치 개혁 문제와 사법개혁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국정감사 시기 합의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혁, 법관 탄핵, 5·18 망언 의원 제명 등을 4월 임시 국회에서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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