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한동대 교수
김학주 한동대 교수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어리둥절하는 모습이다. 그 동안 가상화폐의 가격은 제도권의 견제 속에 폭락했었다. 그 과정에서 투기적인 공매도 세력도 많았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약간의 긍정적인 요인만 생겨도 공매도 세력은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유동성이 작은 시장이므로 상처는 더 클 수 있다.

최근 제도권 경제가 계속 한계를 드러내자 민간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활용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 정리(short cover)가 가상화폐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연간 환산하면 4.8%에 불과했다. 중국의 성장둔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관심사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을 동등하게 경쟁시키겠다”고 언급했다. 즉 강자만 살아 남는 시장원리를 확산시켜 중국 시장 개방을 위한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변칙 금융(shadow banking) 등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들에 대한 근절 위주의 태도에서 이제는 시장을 통한 효율성을 제공하여 저절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또한 그는 민간경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즉 자본시장을 개방하여 해외에서 돈이 들어오면 투자효율이 높은 민간경제를 키워 자금을 흡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5G 인프라의 이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도 민간경제다. 결국 세계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중국이 저성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을 개방하고 민간경제를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가 조금씩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타나며 비트코인의 공매도 포지션도 줄어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민간경제를 대표하는 것이 공유경제 플랫폼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프트(Lyft)가 상장됐고, 조만간 우버(Uber)도 상장될 예정이다. 저성장의 고통 속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원을 공유하여 경비를 절감하는 것뿐이다. 사실 이들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됐었다. 이렇게 성장잠재력이 큰 사업에 대해 더 높은 프리미엄이 주어지는 이유는 절망 속에서 희망이 더 커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관건은 투자자들이 이렇게 부담스러운 주가를 얼마나 오래 참고 기다려 주느냐는 것이다. 바이오 기업처럼 하나의 프로젝트 성패에 의존하는 경우 해당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주가가 급락한 후 오랜 기간 횡보한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을 모으는 플랫폼 사업의 경우 보여줄 것이 여럿 있다. 즉 주가가 비싸 보이지만 모멘텀의 나이가 아직 어려 투자기회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리프트는 아직 적자가 확대 중이나 규모를 갖춘 우버는 적자가 줄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익성 개선의 방향성만 보여줘도 주가의 상승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특히 향후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사업이 확대되고, 마케팅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또 인공지능 관련 하이 테크도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환경이 도래하면 시장이 훨씬 커질 수도 있다. 단, 증시가 쇼크를 받아 유동성이 실종될 경우 이런 주식들은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동성이 결핍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투자자들이 오래 기다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G시대가 도래하고, 통신망 중립성이 부활되며 공유경제 플랫폼에 유리한 환경이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5G 도입이 빠르고,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의 플랫폼 사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최근 중국의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높은 가격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