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창면·수성구 등 화마 덮쳐
포항 산불도 며칠째 재발화 거듭
비 예고 10일까지 건조특보 계속

지난 주말 건조한 날씨 속에 전국적으로 수십 건의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오는 10일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된 가운데, 대구·경북은 그전까지 건조특보가 지속할 전망이어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7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8시 30분께 대구 가창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해 약 5시간 30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이 불은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안박실못 인근 산 8부 능선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오후 10시18분께 화재 대응 1단계(소방서 1곳 총동원)를 발령했다가 1시간 만에 대응 2단계(광역 지방자치단체 내 여러 소방서 동원)로 강화했다. 소방관과 경찰, 군청 직원 등 1천421명, 소방차 41대, 진화차 15대가 진압에 투입됐으며 해가 뜬 뒤 헬기 7대를 동원해 남은 불씨를 껐다.

대구에서는 이보다 앞서 오전 9시 59분께에도 수성구 이천동 야산에서 불이나 임야 150㎡를 태운 뒤 1시간여 만에 꺼졌다.

경북지역 산림에도 화마가 덮쳤다.

영천에는 1시간 40여분만에 산불 3건이 발생했다. 오후 1시 28분께 영천시 자양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고, 오후 1시 45분에는 신녕면 야산에서 산불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다행히 신녕면 불은 같은 날 3시 50분께 임야 0.5㏊를 태우고 완전히 꺼졌고, 자양면 화재도 오후 5시 22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영천시는 자양면 산불을 인근 주민이 밭두렁을 태우다가 낸 것으로 추정했다. 이보다 앞서 낮 12시 9분께에는 영천시 화산면 야산에서도 불이 나 임야 0.1㏊를 태우고 1시간여 만에 꺼졌다. 산림 당국은 조상 묘를 찾은 성묘객이 낙엽을 태우던 중 불이 옮아붙은 것으로 보고 성묘객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3일부터 5일까지 산불이 연속으로 발생한 포항은 불씨가 되살아날까 긴장하고 있다. 포항지역에는 3일 남구 대송면 대각리 운재산 자락 산불을 시작으로 4일 북구 두호동, 5일 북구 창포동에서 각각 산불이 났다.

가장 큰 피해를 낸 대송면 산불은 꺼졌다가 되살아나기를 반복하며 5일까지 지속했다. 두호동 산불과 창포동 산불은 각각 1시간 40분, 40분 만에 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3곳 모두 민가와 가까운 곳이어서 주택이나 아파트로 옮아붙었다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포항시는 대송면 산불발생지역의 비화(불씨가 바람에 날려 퍼지는 것)를 막고자 공무원 70여명과 산불진화대 14명을 현장에 배치해 감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적인 산불비상은 당분간 지속하다 비 소식이 있는 오는 10일 조금 누그러들 전망이다. 7일 오후 6시 현재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건조특보가 발효 중이며,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다. 특히 동해안 대부분지역과 대구 등은 건조경보가 발효 중이다. 비는 오는 9일 오후 전남과 제주도를 시작으로 10일 새벽 전국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보됐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지는 않겠으나, 건조한 대기를 완화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사회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