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송 이어 4일 두호동 산불
동해안 건조경보에 강풍까지
오늘 ‘청명’·내일 ‘한식’ 초긴장
경북도, 비상 대책본부로 전환

수백 명의 인원이 동원돼 심은 나무가 숲을 이루려면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 사람의 실수로 발생한 산불은 수십 년의 세월을 삽시간에 잿더미로 만든다. 지난 3일 밤 발생한 산불로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각리 야산이 잿더미로 변해버렸다.(사진 왼쪽) 4일 오후 남구 오천읍 냉천변에서 도시 숲 만들기 행사에서 수백 명의 인원이 나무를 심고 있다.(오른쪽) /이용선기자
수백 명의 인원이 동원돼 심은 나무가 숲을 이루려면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 사람의 실수로 발생한 산불은 수십 년의 세월을 삽시간에 잿더미로 만든다. 지난 3일 밤 발생한 산불로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각리 야산이 잿더미로 변해버렸다.(사진 왼쪽) 4일 오후 남구 오천읍 냉천변에서 도시 숲 만들기 행사에서 수백 명의 인원이 나무를 심고 있다.(오른쪽) /이용선기자

봄철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몰아치고 있어 산불 초비상령이 떨어졌다. 소방당국과 각 지자체는 식목일과 청명, 한식이 한꺼번에 몰리는 이번 주말을 산불예방 최대 고비로 보고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포항을 비롯해 부산, 강원 인제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기가 건조한 데다 이례적인 강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동해안은 순간 풍속이 시속 100㎞에 이를 정도여서 산불 예방은 물론 시설물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4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대구경북 지역은 대구·경북북동산지·울진평지·경주·포항·영덕·칠곡·성주·경산·영천에 건조경보, 그 외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경북북동산지·울진평지·경주·포항·영덕·울릉도·독도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는 강풍주의보도 내려져 있다. 특히 바람은 경상 동해안에는 5일 오전까지 초속 10∼22m(시속 36∼79㎞)로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순간 최대 풍속도 초속 26m(시속 93㎞)에 달해 화재 발생 시 큰불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건조한 날씨와 태풍급 강풍은 도내 곳곳에서 산불을 발생시키고 있다. 올해 들어 경북 도내에서 64건의 산불이 나 산림 37㏊가 불탔다. 이는 지난해 전체 산불 발생 건수 96건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4월 첫 주말 연휴와 겹치는 청명·한식에도 날씨가 맑을 것으로 전망되고 성묘객 등 산행인구가 늘고 영농준비를 위한 소각행위 등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도와 23개 시·군에 설치된 산불방지대책본부를 비상체계로 전환하고 감시원 2천450여명, 감시초소 381개, 감시탑 260개, 감시카메라 167개를 모두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또 주요 등산로 176개(708㎞)를 폐쇄하고 산불 발생 취약지 5천488곳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며, 산불이 나면 도내 산불 전문 예방 진화대 1천200여명과 헬기 31대가 30분 이내 긴급 출동태세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3∼4일 연이어 포항 지역에 발생한 산불에 대해서도 집중 관리한다. 봄철 산불의 경우 건조한 대기 탓에 재발화가 잇따르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박기원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소중한 산림자원이 한순간의 부주의로 잿더미가 될 수 있다”며 “산림 안에서나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절대 불을 피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3일 오후 7시 52분께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소나무 2천300그루 등 산림 3㏊을 태워 5억5천250만원(포항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12시간 만인 4일 오전 8시께 진화됐다. 이어 4일 오후 2시 33분께에도 포항시 북구 두호동 포항시노인복지회관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1시간 20여분만에 진화됐다.

/전준혁·손병현기자

    전준혁·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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