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이 말하는 진실한 사랑의 가치와 의미
공지영이 말하는 진실한 사랑의 가치와 의미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9.04.04 19:31
  • 게재일 2019.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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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공지영 지음·해냄출판사 펴냄
문학·1만7천800원

공지영 작가. /해냄출판사 제공

“사랑한다는 것은 발가벗는 일, 무기를 내려놓는 일, 무방비로 상대에게 투항하는 일….”

등단 30주년을 맞이한 중견 작가 공지영(57)이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정리한 문학 앤솔로지‘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해냄출판사)가 출간됐다.

공지영 작가는 1988년 ‘창작과 비평’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이후 1천200만부의 누적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명실공히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작가로 불린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는 작가가 2012년 출간했던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에 최근 선보인 다섯 작품 ‘높고 푸른 사다리’, ‘딸에게 주는 레시피’, ‘시인의 밥상’,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해리’의 문장을 추가한 개정 증보판이다. 자신의 작품 25편 중 독자들에게 다시 들려주고 싶은 문장들을 직접 골라 새 편집과 장정으로 만들었다. 작가의 일상을 담은 32컷의 사진들도 아름다운 문장과 함께 담았다.

총 365편으로 이뤄진 이 책은 사랑과 인생에 대한 작가만의 통찰을 담고 있다. “사랑만이 내가 살아 있는, 그리고 나를 살아 있게 하는,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견뎌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라고 말하는 작가에게 사랑은 삶의 본질이다.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에 주목해 오며, 작가 스스로 힘겨운 날들에 부딪히면서 쌓아 올린 생의 의미는 사랑만이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이자 진정한 위안임을 깨닫게 해준다.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 제대로 살아내는 것임을 보여준‘봉순이 언니’, 수도원에서 함께 섬김의 삶을 살던 친구들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사랑하는 연인과도 이별하면서 끊임없이 시험을 받지만 절망 속에서 신의 섭리와 사랑을 발견하는 요한 수사의 이야기를 그린 ‘높고 푸른 사다리’, 사형수로 복역 중인 남자와 어린 시절의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수차례 자살을 시도한 여자가 삶과 죽음을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와 참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선행의 탈을 쓰고 비리와 부패를 서슴없이 자행하는 개인과 집단의 악을 파헤치면서 우리에게 남아있는 희망이 무엇인지 되묻는 ‘해리’, 광주 장애인학교의 성폭력 사건을 소설 속으로 가져와 거짓과 폭력의 화염 속에서 아이들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했던‘도가니’ 등 내면의 깊은 성장을 가져다 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너 자신을 망치는 싸움을 해서는 안 돼. 더 사랑할 수 없이 증오로 몰아가는 싸움을 해서는 안 돼. 그러다가는 적과 닮아버려.’(40 사랑으로 되찾아올 것·‘해리’ 중)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모두가 살아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르막은 다 올라보니 오르막일 뿐인 거야. 가까이 가면 언제나 그건 그저 걸을 만한 평지로 보이거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눈이 지어내는 그 속임수가 또 우리를 살게 하는지도 모르지.’(322 모두가 살아내는 이유·‘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중)

작가는 상처야말로 살아있다는 징표고, 사랑으로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활기차게 만들 기회도 결코 여러 번 오는 것이 아님을 일깨우며 독자들에게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의 말에는 “30년 동안의 저작들을 다시 정리하며 나는 새삼 나의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한 생애를 작가로서 영광되게 보냈다. 바라건대 이 시간 이후 우리가 더 깊은 사색으로 조금씩 함께 나아가게 되기를….”이라고 적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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