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읍 사동리 후박나무 자생지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흑비둘기
울릉읍 사동리 후박나무 자생지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흑비둘기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울릉도에서 겨울철에 사라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인 천연기념물 제215호 흑비둘기가 울릉도서 278km 떨어진 일본 오키노시마에서 월동하는 것을 국제통화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 기반 위치추적기 WT300으로 울릉도 흑비둘기의 이동경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흑비둘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적색목록 준 위협(NT, Near Threatened) 단계의 국제적인 보호종이다. 몸길이는 약 40cm로 한국의 비둘기류 중 가장 크다. 지난 1936년 울릉도에서 채집한 암컷 1마리 표본이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우리나라 흑비둘기의 최대 서식지인 울릉도에서도 후박나무가 많은 울릉읍 지역에 대부분 서식한다. 울릉읍 사동1리 후박나무군락지는 흑비둘기 서식지로 천연기념물 제237호로 지정 보호받고 있다.

울릉도 흑비둘기는 3~8월 번식기에 500여 마리의 흑비둘기가 나타났다가 겨울철에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울릉도 흑비둘기의 월동지역 정보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일본 오키노시마에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울릉도에 사는 흑비둘기 1마리에 WT300을 달고 겨울철 이동 정보를 추적했다. 이 흑비둘기는 2017년 9월20일 울릉도를 출발해 직선거리로 약 278km 떨어진 일본 오키노시마 섬에 도착했다. 오키노시마 섬 등에서 208일을 보낸 흑비둘기는 2018년 4월16일 출발해 다시 울릉도에 도착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흑비둘기 이동경로 추적 연구는 국내 정보통신기술과 생태조사를 융합해 국제적 보호종의 생태를 규명한 것”이라며 “다양한 생물의 생태를 이해하기 위한 첨단 조사방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은 흑비둘기의 이동경로에 대한 연구 논문을 미국에서 발간하는 '퍼시픽 사이언스'에 게재할 방침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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