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2곳에서 실시되지만 그 결과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남(PK)이 총선 승패를 가를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만큼 이번 보선은 PK민심의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선 야권이 제기한 ‘정권 심판론’과 여권의 ‘경제 활성화’ 공약 중 유권자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경우에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 동력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각각 진보진영 후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은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개혁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부적격 판정을 받은 장관 후보자들과 각종 개혁입법 논란 등에서 야권의 반발에도 정면돌파 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의당도 의석수를 5석에서 6석으로 늘려 진보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스럽게 민주평화당과 원내 공동교섭단체를 다시 꾸리는 문제도 수면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리더십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번 보선은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시험대로 불려져 왔다. 실제 황 대표는 지난달 21일 공식 선거운동 개막과 함께 경남 창원에 거처를 마련하고 선거 지원에 올인했다. 게다가 정권심판론까지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2곳에서 전패할 경우 황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한국당이 두 곳에서 승리한다면 대여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입지도 탄탄해질 전망이다 차기 주자로서 위상을 강화하며 보수진영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한국당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를 고리로 비판 수위를 높이고, 민주당과 야3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추진에도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내며 당청관계의 변화를 속도감 있게 이끌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아직 만 2년이 되지 않은 데다, 내년 총선까지 내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창원성산에서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후보가, 통영·고성에서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각각 당선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 여야 모두 일방적 승리를 주장하기 어렵고, 개별 후보의 득표에 따라 승리와 패배를 판가름할 수밖에 없다.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경우에는 다음 선거의 판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