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사람들(3)
포항 무료급식소를 찾아
7년째 8만7천여명에 급식

1일 포항시 북구 무료급식소에서 배식하는 자원봉사자들.
1일 포항시 북구 무료급식소에서 배식하는 자원봉사자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동부봉사관과 포항철강관리공단, 지역 기업체, 방송사가 노숙자와 독거어르신 등 포항지역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급식을 7년째 이어 오고 있다.

적십자사 경북지사 동부봉사관(관장 고홍원)과 포항철강관리공단(이사장 나주영), 포항KBS(국장 박영주)는 2013년 1월 무료급식 지원 협약을 맺고 그해 3월부터 6년이 지난 4월 1일 현재까지 연인원 8만7천여 명의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점심을 대접했다.

이 기간 112개 업체가 2억2천여만 원을 기부했으며, 연인원 7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 급식을 했다.

포항시장, 시의회의장, 기업체 사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들도 무료급식소를 찾아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배식을 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 의식 확산에 기여했다.

무료급식은 포항 남구 포항종합경기장 6문 안팎과 북구 포항적십자나눔터(옛 포항해양경찰서)에서 매주 월요일(오전 11시30분부터)마다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7, 8월 혹서기와 1, 2월 혹한기를 제외한 10개월간 이뤄지고 있다.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소 앞에 앉아 있다.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소 앞에 앉아 있다.

□ “보행보조기 의지해 20분간 걸어 와”

1일 오전 11시10분 포항 북구 적십자나눔터에 마련된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배식 시작시간 보다 20분 이른 시간인데도 급식소 앞에는 휠체어와 보조기구를 의지해 온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무료급식소 앞에서 앉아 있던 80대 김모 할머니는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20분을 걸어왔다”며 “음식이 맛있고 가지 수가 많아 좋다.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식탁까지 가져다 줘 고맙다”고 말했다.

송모 할머니(86)는 “몇 번이나 밥과 반찬을 더 달라고 해도 더 준다”며 “배불리 밥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 배식시간 20분전에 자리 꽉 차

어르신들을 뒤로하고 무료급식소 안으로 들어갔다. 200여개의 좌석에는 어르신들이 빼곡히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모 할머니(80)는 “8세 손자와 둘이 살고 있다”며 “손자를 학교 보낸 뒤 이곳에 왔다. 맛있는 점심과 말동무가 있어 좋다”고 했고, 40분 정도 걸어서 왔다는 송영성 할머니(79·해도동)는 “혼자 집에 있으면 귀찮아서 밥을 굶을 때가 있다. 일주일에 3번 정도 무료급식을 하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안동자 할머니(76)는 “매일 혼자 집에 있으니 우울증이 걸릴 것만 같다. 그래서 점심을 주는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식사 후에는 저녁까지 놀다가 귀가한다”고 했고, 김팔근 할아버지(용흥동·82)는 “따뜻한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좋아 몇 년 전부터 이곳을 찾고 있다”고 했다.

서빙하는 자원봉사자들.
서빙하는 자원봉사자들.

□ 자원봉사자들, 정성담긴 음식 서빙까지

배식은 평소보다 10분 당긴 오전 11시20분부터 시작됐다. 노란 조끼를 입은 대한적십자사 봉사단과 철강관리공단 직원들, 식재료비 50만원을 후원한 TCC동양 봉사단 등 40여명이 배식과 서빙 등을 담당했다. 1개 업체가 매주일 50만원씩 한 달에 200만원의 식재료비를 후원하고 배식 및 서빙 등 봉사활동도 한다고 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과 먹음직스러운 닭볶음탕, 미역무국, 김치, 나물, 방울토마토 등이 이날 메뉴였다. 음식에는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겨 있었다. 30분이 지나니 대부분 식사를 마쳤다. 일찍 식사를 한 뒤 귀가하는 어르신도 있었고, 뒤늦게 무료급식소를 찾아 식사를 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 “아침부터 식재료 구입해 음식 조리”

김연희 봉사회 포항시협의회 부국장은 “자원봉사자들이 아침부터 나와 식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조리하고 배식하고 설거지까지 했다”며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대접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고, 설거지를 하던 자원봉사자들은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만 봐도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 “어르신에 따뜻한 한 끼 대접할 수 있어 기뻐”

박광영 TCC동양 부사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를 대접할 수 있어 보람된 시간이었다”며 “지역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사회 공헌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철강관리공단 관리부장은 “포항철강관리공단에는 275개 업체 중 304개 공장이 있으며 이중 해마다 16개 업체가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있다”며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배려와 나눔이 행복한 포항 건설의 첫걸음이라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 매주 1개 급식소에 30명 자원봉사자 봉사

박기동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포항시협의회 부회장은 “포항시협의회에는 31개 봉사회 58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며 “매주 1개 급식소에 자원봉사자 15명 등 모두 30명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홍원 적십자사 경북지사 동부봉사관장은 “월요일마다 따뜻한 음식 한 끼를 대접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무료급식을 돕고 있는 기관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준민 적십자사 경북지사 동부봉사관 계장(무료급식 실무팀장)은 “육개장, 닭볶음탕, 돼지불고기, 소고기미역국, 소불고기, 삼계탕 등 메뉴가 매주 다르다”며 “4월, 9월, 12월 5주차에는 포항시의 보조금 600만원으로 식재료 구입과 김장나눔 행사를 가진다. 포항의료원에서는 어르신들의 혈압측정 등 의료봉사를 하고, 각종 문예단체에서는 공연을 선사하고 있다”고 했다.

무료급식을 이끌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동부봉사관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
무료급식을 이끌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동부봉사관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

□ 하늘의 별과 같이 빛나는 후원자들

△무상급식 참여 기업

㈜ 광우, ㈜ 심팩메탈로이, ㈜제일테크노스, ㈜TCC동양, 동일산업(주), 현대제철(주), ㈜대동, 스톨베르그&삼일, 동양에코(주), 조선내화(주), ㈜삼원강재, OCI(주), ㈜융진. ㈜삼일, ㈜디에스아이, ㈜세아제강, ㈜경한, ㈜코스틸, ㈜유니코정밀화학, ㈜한중, ㈜광우, ㈜신화테크, ㈜세아특수강, 현대성우캐스팅(주), 쌍용머티리얼(주), 동일산업봉강, 홍덕산업, 포항SRDC, 제일테크노스, 케이이앤피, 넥스틸, 성진철강, 아주베스틸, 관리공단, 스틸플라워, 시노팩스, 화신강업, 대신철강 등.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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