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연철·박영선 불가 재천명
여 “5명 보고서 채택해야”

여야는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1일 첨예하게 대립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 속에 여야 충돌이 얼어붙은 정국에 냉기류를 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다수 야당은 두 후보자 낙마의 여세를 몰아 추가 낙마를 위한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사검증 실패를 고리로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추가 낙마는 없다’며 야당의 공격이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맞받았다. 야당의 반발이 특히 심한 장관후보자들의 경우 청문보고서 없는 임명이 강행될 가능성도 제기돼 정국 향배를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7명 중 2명이 낙마한 책임을 물어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불가 방침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도 요구했다. 다만 진영 행정안전부·문성혁 해양수산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적격’ 의견을 전제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분리 대응 기조를 정하면서 여론의 역풍을 경계한 것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창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인사발굴과 검증 역량이 목불인견 수준이다. 지금 청와대 인사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이른바 ‘조 남매’가 망쳐놓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들을 문책하고, 국민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개각 2기가 모두 자격 미달인 인사 참사가 벌어졌는 데도 조국 수석은 본연의 업무보다 유튜브 출연과 페이스북 등 온갖 딴짓에 전념하고 있다”며 “민정수석이 해야 하는 업무가 얼마나 엄중한가. 정말 무능한 것인지, 무지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 “조국·조현옥 수석에 대한 경질이 없다면 청와대의 오만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조국 수석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에 대해선 계속해서 사퇴 의견을 표시하겠지만 나머지 후보자 3명에 대해선 상임위에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겠다”면서 “보고서 채택을 한다면 부적합 의견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도 ‘인사 참사’를 부각하며 여권을 향한 공세를 강화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장관후보자 낙마에 대해 “부담 없는 인사만 경질한 것으로 꼬리자르기도 되지 못한다”며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무능의 대명사가 됐다. 두 분을 하루속히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추가 낙마를 위한 야권의 공세를 정쟁용 정치공세라며 맞섰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공세를 더이상 해선 안 된다”며 “오늘 5명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가 인사청문법에 따라 통과될 수 있도록 야당이 협조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를 겨냥한 야당의 공격에 방어막을 쳤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인사청문회 때마다 문제가 나오는데 청문회를 할 때마다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을 바꿔야 한다면 수십 명을 갈았어야 했을 것”이라며 엄호했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도 조국·조현옥 수석에 대해 “청와대가 경질을 검토한 바 없다”며 “‘자리를 내던지는 것만이 능사일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 “검증이 더 철저해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두 후보자의 낙마 결정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이 고려됐다고 여권이 인정한 만큼 민심 악화를 방지하고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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