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페르소나’로 첫 영화 도전
내달 5일 넷플릭스 통해 공개

“첫 영화 데뷔작이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오랫동안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로 남게 된다는 것은 행운이죠.”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26)가 넷플릭스의 ‘페르소나’로 첫 영화에 도전했다.

이 영화는 임필성, 이경미, 김종관, 전고운 네 명의 감독이 아이유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단편 영화 묶음이다. 페르소나는 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뜻하며, 이 영화에서는 네 감독이 읽어낸 배우 아이유의 다채로운 모습을 말한다.

27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아이유는 “네 명의 감독이 저를 다각도로 해석하는 것은 신선하고 흥미로운 시도였다”며 “저에게도 역시 단기간에 네 가지 캐릭터를 해내야 하는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드라마를 통해 연기한 그는 첫 영화 도전에 대해 “드라마보다 자유롭고 제한이 적었다”며 “처음에는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 줄 모르고 ‘좋다.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페르소나’는 이경미 감독의 ‘러브 세트’, 임필성 감독의 ‘썩지 않게 아주 오래’, 전고운 감독의 ‘키스가 죄’,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로 구성됐다.

아이유는 각 영화에서 각기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 러브 세트‘에서는 아빠의 애인이 되어버린 영어 선생님과 물러설 수 없는 테니스 경기를 벌이는 소녀로 분해 분노에 가득 찬 눈빛을 보여줄 예정이다.

아이유는 “저에게 없는 면 중 하나가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인데, 테니스를 배워서 치다 보니 힘들고 햇볕이 뜨거웠다. 며칠 동안 찍다 보니 화가 났다”고 웃었다.

‘썩지 않게 아주 오래’는 비밀을 숨긴 여성과 평범한 남성의 하루를 통해 남녀 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작품. 여기서 여자 주인공 은을 연기하는 아이유는 “제가 만나보지 못한 독특한 캐릭터였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제가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돌아봤다.

아이유는 ‘키스가 죄’에서는 키스 마크를 달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빠에게 두들겨 맞고 집에 갇혀버린 친구를 구출하는 여고생을 연기한다. 아이유는 “전고운 감독님이 대본을 읽기보다는 ‘상대의 상태를 읽어내라’고 독특한 훈련을 시켰다”고 말했다.

‘밤을 걷다’는 밤거리를 걷는 연인의 모습을 그린다. 연출을 맡은 김종관 감독은 “아이유에게서 쓸쓸함이 보였다. 그 부분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녹여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유도 “김종관 감독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났다”며 “쾌적한 여름밤에 꿈을 꾸듯이 거리를 걸으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페르소나’프로젝트는 윤종신이 기획했다. 영화제작자로 처음 나선 그는“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것을 초기부터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윤종신은 “오랜 기간 준비했는데도 짧은 기간에 콘텐츠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영원한 세일즈 기간’을 가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처음부터 생각했다. OTT에서 콘텐츠가 퍼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며 “콘텐츠를 본 사람이 1~2년 뒤에도 존재하고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되게 하고 싶었다. 기획사 이름을 ‘미스틱스토리’라고 바꾼 이유도 그것이다”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속편 제작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아이유가 첫 번째 시리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며 “출발은 창작자 우선이다. 충분히 전권을 드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페르소나’에는 아이유 외에 배두나, 김태훈, 박해수 등도 출연한다.

다음 달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