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30일 문태준시인초청 특강

문태준 시인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키가 작은 나무였다/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한번 또 한번 출렁했다/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문태준 시‘아침’부분)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목월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많은 팬들을 거느린 문태준(49) 시인이 경주에서 특강을 한다.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에서 운영하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오는 30일 오후 2시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문태준 시인 초청 특강을 연다.

문태준 시인은 1970년 김천 출생으로 김천고를 졸업했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시‘處暑’외 아홉 편이 당선돼 등단해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외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했다. ‘가재미’, ‘맨발’등의 시집을 내면서 한국 서정시의 적자(嫡子)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해 낸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로 목월 문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문학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 “가장 좋은 시집”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 현대 시단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불교방송의 PD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 시인은 그동안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빛나는 시간들이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가 잃어버린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여기에 빛나는 광휘를 부여하는 것이 시인의 임무”라고 역설해 왔다. 이번 특강은 문 시인으로부터 직접 그의 삶과 시의 문법을 들어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위대한 자연에게 조언을 구하라’라는 제목으로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손꼽히는 시인의 섬세하고 보드라운 언어들로 아름다운 시를 써내려가는 문태준 시인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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