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역경제 투어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22일 대구를 방문했다. ‘서해수호의 날’ 행사 참석을 미루고 대구를 방문한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취임 후 두 번째 대구방문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방문에 각별한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달성군 현대로보틱스에서 열린 로봇산업 전략보고회에 이어 지역경제인과의 오찬과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세계 물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짧은 하루의 일정이지만 많은 시간을 대구에서 보냈다.

이날 대구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대구통합신공항과 관련해서도 처음으로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부산 방문 시 언급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정도의 구체성은 없으나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살펴 보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처음 한 것이다. 대구시 등은 이에 대해 매우 긍정적 답변으로 평가, 부지 선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했다. 조속 진행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또 대구시의 숙원 현안인 물기술인증원의 대구 유치에도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함께 자리한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대통령을 대신해 “지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세계물의 날’ 기념식에서 “대구가 추진하는 물산업 클러스터에 연구개발, 기술 성능 확인과 인증, 사업화, 해외진출까지 돕겠다”고 언급했다. 인천 등과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차일피일 미뤄져 왔던 물기술 인증원의 대구 유치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대구시는 평가했다. 대구시만큼 물기술인증원 유치에 애태운 자치단체도 없다. 달성공단에 전국 유일의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도 핵심사업인 물기술인증원을 유치하지 못해 전전긍긍해 온 게 사실이다.

그 외에도 문 대통령은 대구의 로봇산업 육성 등 대구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주요 산업에 대해 지원 및 육성 의지를 보여 지역경제계에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대한 평가는 시각차가 조금씩 있었다. 특히 통합신공항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성이 없어 원론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부산에서의 발언 강도와 비교하면 대구는 지금까지 정부가 보인 정부 반응과 별 다를게 없다는 설명이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부지선정 후 1년 넘게 표류 중이다. 대통령이 적어도 이전 시기라도 언급해 주는 것이 사업에 대한 정부의 추진 의지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나 원론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신공항 이전이나 물기술인증원 등과 같은 지역 현안에 대한 지역의 염원을 대통령이 확인하는 효과는 분명 있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의 지역 방문으로 지역현안에 대한 정부의 이해도를 높였다는 긍정 평가는 옳다.

대구를 찾은 문 대통령의 약속과 발언이 지켜지는 후속 조치가 곧바로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