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사실 자체가 충격·경악”
靑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할 당시 기관단총을 든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진’이라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기관단총을 들고 경호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알려져 과잉 경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속 이 남성은 외투 안쪽에 기관단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오른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총을 잡은 오른손 손가락은 방아쇠 근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사진은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의 칠성시장 방문 당시 청와대 경호처 경호관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찍힌 사진 3장을 올렸던 것이다.

하 위원은 “사진 세 장을 보면 기관단총을 든 경호원이 있다.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동일인이다. 대통령이 방문하고 있는 칠성시장도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섬뜩하고 충격적이다. 민생시찰 현장에 기관총을 보이게 든 것은 경호수칙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청와대는 대구 칠성시장에서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든 사진의 진위 여부를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4일 “세계 어느 나라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다. 사진 속 인물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진 속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들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도 함께 보호하는 것으로 경호의 기본 수칙에 해당한다”며 “이런 대응은 문재인 정부에서 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청와대가 제공한 지난 2015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이 열린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근접 경호팀 근무 모습.  /청와대 제공
사진은 청와대가 제공한 지난 2015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이 열린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근접 경호팀 근무 모습. /청와대 제공

이 같은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기관총 노출, 위협 경호로 공포를 조장하겠다는 대통령의 대국민 적대의식,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정부의 경호 구호가 ‘열린 경호’였는데,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친절한 경호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기관총은 전용 가방 속에 감춰둔 채 경호를 진행해 왔다”며 “민생시찰 현장, 그것도 서해수호의 날 추모식 행사에 빠지면서까지 기획 방문한 대구일정에서 기관단총 무장 경호원을 대동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며 경악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근접 경호 시 무장테러 상황이 아니고서는, 기관총은 가방에 넣어둬 대중의 가시적 탐색이 불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경호 관례라고 한다”며 “이 정권의 입장에서는 대구 칠성시장이 무장테러 베이스캠프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진호·박형남기자

    김진호·박형남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