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 KBS2TV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
유준상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 다 보여줘”

배우 유준상. /나무엑터스 제공
‘국민 남편’이라는 별명을 가진 배우 유준상(50)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에서 처자식은 내팽개치다시피 하고 사고뭉치인 네 동생의 뒤치다꺼리에만 몰두한다.

초반엔 답답한 풍상 때문에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아내 간분실(신동미 분)과의 사랑, 가족의 소중함 같은 메시지가 두드러지면서 가슴 뭉클한 가족극이라는 호평도 받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유준상은 “욕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의도가 있잖아요. 맨 마지막 회에 풍상은 동생들에게 사과해요. 우리들도 상대방은 안 좋은 것만 기억하는데 난 잘해준 것만 기억한다고 그러잖아요. 거기서 생기는 가족 간 오해가 우리 드라마에 담겨있어요. 풍상도 젊은 시절 아내와 동생들에게 못 할 짓 많이 했지만 기억하지 못하다가, 나중엔 ‘내가 잘못했구나’라고 느껴요. 마지막 회에선 제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정확히 묘사되고, 그래서 드라마 끝나고 나온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유준상은 이어 “둘째 진상, 넷째 화상이를 연기한 오지호와 이시영도 욕 많이 먹었는데 ‘난 잘못한 거 없다’고 했다(웃음)”며 “그만큼 다들 캐릭터에 푹 빠져 연기했고, 각자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잘 달려갔다”고 덧붙였다.

유준상은 ‘왜그래 풍상씨‘에서 보여준 연기로 올해 KBS 연기대상 첫 후보가 나왔다는 극찬을 받았다. “무대에선 다양한 감정을 보여줄 순 있는데 드라마에선 그럴계기가 별로 없었다”던 그는 “이번 작품에선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다 보여준것 같다”고 밝혔다.

“‘왜그래 풍상씨’ 대본 리딩할 때쯤 미국 뉴욕에 가서 연극 공연을 하나 봐야 했어요. 유명한 60대 남자 배우가 무대에서 걸어 나오는 순간 ‘와’하고 감탄을 했어요. 그때 느낀 게 아주 많아요. 연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내내 풍상만 생각하게 됐어요. 그동안 저도 못 봤던 제 얼굴을 풍상을 통해 본 것 같아요. TV 화면을 보며 ‘저건 나한테 한 번도 없었던 모습이네’ 했어요.”그는 특히 현장에서 배우들과 호흡이 좋았다고 했다.

“처음 대본 연습할 때 문영남 작가님이 저더러 ‘풍상이 같다’며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대본 리딩한 다음엔 ‘큰일 났네, 잘해야겠네’하시더라고요. 작가님이 원하는 방향과 제 연기가 안 맞아서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두 번째 연습부턴 감정이 잡히기 시작하더라고요. 첫 촬영은 대본 12쪽 분량을 풀샷으로 찍는데 배우들 모두 NG를 한 번도 안 내고 끝났어요. 18쪽을 NG 한번 안 내고 간 적도 있어요. 초반에 서로서로 더 잘해보려고 하니까 시너지 효과가 생기더군요.”

그러면서 함께했던 동생 역 배우 넷과 아내 간분실을 연기한 신동미에 대해선 “모두 잘 맞아서 즐겁게 찍었다. 고마웠다”고 했다.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를 모두 뛰어다니며 바쁘게 활동하는 그는 음악 활동과 영화 연출도 겸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유준상은 “많이 쉰다고 생각했는데,어느 순간 생각해보니까 안 쉬고 있더라”라며 웃었다.

“최근 영화 두 편을 더 찍었어요. 원래 영화 연출 전공이라 대학 시절 전공을 한번 살려보는 의미도 있고, 배우가 찍는 영화는 어떤 느낌일까 하는 것도 있어요. 거기엔 제가 만든 음악도 들어가요. 이렇게 음악 영화도 만들고, 앨범도 내고, 개인콘서트도 하고…. 이런 것들을 계속 유지하는 게 목표예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