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두 교수 ‘임계치 다다른 미확인 단층 탓’ 내용에 ‘반박’
“안정된 단층에 영향 끼친 지열발전소 책임이 100%” 주장

포항지진 정부연구조사단의 ‘포항지진은 포항지열발전소의 촉발지진’이라는 발표와 관련해 논란이 시작되고 있다. 정조단 발표에 대한 의문 제기여서 학계의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육군사관학교 토목환경학과 오경두<사진>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포항지진 정부조사단의 발표는 의문점 투성이”라며 “촉발지진이라는 조사 결과는 틀림이 없지만, 과정에 대한 설명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가장 먼저 정부조사단이 발표한 미확인 단층(파쇄대)과 실제 포항지진이 발생한 단층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지난 20일 “포항지진은 미확인 단층에서 발생했다”고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미확인 단층은 곡강단층과 인접한 소규모 가지단층으로 포항지열발전소와 한동대학교를 관통한다.

하지만, 실제 포항지진은 미확인 단층이 아닌, 곡강단층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포항지진은 북동 방향으로 흥해읍을 관통하는 길이 약 7㎞의 곡강단층에서 발생했다”며 “지열발전소가 가지단층(미확인 단층)에 영향을 준 건 맞지만, 실제 포항지진의 본진(규모 5.4)은 가지단층과 곡강단층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한 것이 맞다. 5.4라는 큰 규모의 지진이 난 이유는 결국 새끼단층이 아니라 어미단층인 곡강단층이 움직였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또 포항지진이 발생하는 과정, 즉 촉발지진의 발생과정에 대한 정부조사단의 설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단층이 ‘안정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임계치에 다다른 미확인 단층에 포항지열발전소의 수리자극이 가해지면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정부 발표와 반대다. 오 교수는 포항지진이 발생한 단층과 비슷한 외력을 받고 있었을 인근 단층들이 포항지진의 영향을 추가적으로 받고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으로부터 충분히 추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정부조사단의 발표대로라면 외력이 지진 임계치의 99.9%에 도달한 상태에서 0.1%에 해당하는 압력(수리자극)이 단층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포항지열발전소의 책임은 100% 중 0.1%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포항지진은 단층에 작용하는 외력이 임계상태에 도달해서 발생한 지진이 아니라 안정된 단층이 공극압력 상승에 따른 마찰력의 급격한 감소로 미끄러져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미끄러지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지열발전소의 책임이 100%”라고 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