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5.4 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닌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인 것으로 결론나면서 포항이 ‘지진도시’라는 오명을 드디어 벗게 됐다.

정부 조사단의 발표로 포항이 불명예스런 지진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는 됐으나 그동안 포항이 겪어온 과정을 되돌아보면 도시의 명예를 회복키 위한 과제는 여전히 산적하다.

특히 1년여 동안 지진도시라는 전국적 이미지의 고착으로 잃은 손실을 회복하는 데는 수많은 시간과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지진 발생 후 포항은 지진피해에 대한 복구와 보상의 문제와는 별개로 도시가 받은 충격은 심각하다. 불안하다는 이유로 포항을 떠나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같은 이유로 포항을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줄면서 시중의 경기가 크게 쇠퇴했다.

실제로 인구도 줄었다. 도심의 빈집들도 늘어났다.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할 때마다 TV 자막에 뜨는 포항지진의 소식은 현실이 어쨌든 간에 포항시의 도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던 게 사실이다. 살고 싶지 않은 도시, 떠나고 싶은 도시가 되면서 포항의 부동산 값은 곤두박질 쳤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조사에 따르면 작년 6월 포항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5.7%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진이 발생했던 흥해 등 북구지역일수록 하락폭이 커 지진이 아파트 가격 하락에 기여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서민들의 재산이야 주택이 유일한데 이 같은 가격 폭락은 서민의 삶을 피폐하게 한 것은 당연하다. 따지고 보면 지진이 일어나고 1년여 동안 포항은 전쟁 후 정리되지 않은 사회 분위기처럼 실의와 혼란으로 점철된 분위기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정부 조사단의 발표로 포항이 지진의 도시라는 멍에를 내려놓는 결과는 얻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그동안 추스르지 못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또 다른 짐을 안게 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이 안전한 도시임이 확인된 결과라며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다. 포항이 맞이한 위기가 기회로 돌아왔다. 지금처럼 지역민이 똘똘 뭉치기만 한다면 포항시가 도약할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을 내기까지 보여준 지역민의 단합된 힘처럼 이제 포항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단결된 힘을 보여 주어야 할 때다.

포항시는 인구 50만 선을 위협받고 있다. 절박한 상황이다. 촉발지진에 대한 포항시의 대응력을 한군데로 모으고 미래 100년을 위한 동력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도시재생과 재건사업을 질적인 면에서 더 선진화시켜 이번 기회를 도시의 등급을 올리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포항이 꿈꾸는 영일만항 중심의 환동해 물류중심에 다가가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