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강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
경주지진, 자연적으로 발생
포항지진, 지열시스템이 촉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포항 시민이 이강근 조사연구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서울대 교수·대한지질학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에 의해 촉발됐다”고 연구단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정부조사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돼 1년 여동안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의 상관관계에 대한 정밀조사를 해왔다.

이강근 단장과 연구에 참여한 해외조사단과의 일문일답이다.

-조사 결과는 유발과 촉발을 구분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책임이 다른가. 포항지진이 단층이 임계상태였다고 하는데, 그러면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었다는 이야긴가. 지금 상황은 어떤가.

△조사단 = 과학적 결과에 기반해서 말씀드렸다. 자연지진은 아니다. 저희가 발표한 것은 PX2(지열정)의 고압으로 작은 2~3의 미소지진이 유발됐다는 사실과 포항지진 본진이 자연지진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촉발지진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다.

-연구결과 발표를 보면 수리자극에 의해서 유발 또는 촉발지진이 발생했다는 이야긴데, 본진 이전에 수차례 발생했던 진동, 미소지진이 일어났을 때 수리자극을 멈췄다면 규모5.4 지진이 일어났을 거라고 예상하는지.

△조사단 = 지진의 발생한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만일을 전제로 한 답변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지진이 미래에 발생할 지 안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층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포항지진의 단층은 이미 임계치를 달성하고 있었다. 이는 다시 말해 이 지역에서 규모 5나 6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의 연관성은.

△조사단 = 경주와 포항지진의 연관성을 신중하게 지켜봤다. 결론은 두 개의 지진은 서로 영향을 주기에는 너무나 멀리 위치하고 있다. 두 지진이 관계가 있다는 결론은 없다. 경주지진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이고, 포항지진은 EGS(Enhanced Geothermal System, 지열시스템)가 촉발한 것이 큰 차이점이다.

-사이언스지에 실린 고려대학교 이진한 교수팀의 논문과 이번 조사 결과에 다른 점이 있다면.

△조사단 = 결과의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진원을 정확하게 결정해서 설명하고 단층면에 미소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또한 기존 가설들은 진원의 위치가 다 달랐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진원의 위차가 정확하게 어디인지를 확인했다. 진원의 위치를 신경쓴 이유는 포항지진 본진이 EGS와 멀리 떨졌을 경우, 지진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었다. 미소지진과 어떤 관계에 있고 정확한 진원이 어디냐 하는 부분이 저희 연구를 통해 밝혀낸 가장 큰 성과이다.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이 아닌 이유는.

△조사단 = 응력변화에 따른 영향 계산 결과, 포항지진의 단층을 움직일 정도로 (수리자극이)응력을 쌓지 못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 유발지진과 촉발지진의 차이가 무엇인가.

△조사단 = 유발지진은 (유체 주입의) 자극이 된 범위 내에서. 촉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너머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촉발지진’이라고 했다. (포항지진이) 자연지진은 아니다.

- 추가적인 여진이 발생할 수 있나. 포항시민에게는 미래도 중요하다.

△조사단 = 지진 발생 원인을 분석만 했기 때문에 미래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진단은 오늘 답변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진학자들에게 여쭤봐야 할 내용이다. /박형남·이바름기자

    박형남·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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