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커제에 짜릿한 역전승

박정환(오른쪽) 9단과 커제 9단의 결승전. /한게임 제공
한국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중국 바둑의 1인자 커제 9단을 물리치고 ‘월드바둑챔피언십 2019’에서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박정환은 20일 일본 도쿄 일본기원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커제와 6시간 30여분 287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흑으로 1집 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박정환은 월드바둑 챔피언십에서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필생의 라이벌 커제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8패로 한 발 더 앞서게 됐다.

한국과 중국의 1인자가 자존심을 걸고 맞붙은 결승전은 초반부터 불꽃 튀는 힘겨루기가 펼쳐졌다.

박정환은 초반 우상귀 흑을 죽이는 대신 우변에서 우하귀까지 거대한 집 모양을 형성했다.

박정환과 커제는 하변과 좌상귀로 옮겨 다니며 피 말리는 수 싸움을 벌였다.

종반으로 접어들어 우상귀에서 패싸움이 벌어졌으나 해소된 결과 박정환이 다소불리한 형국이었다.

그러나 끝내기 실력은 박정환이 한 수 앞섰다.

간발의 차로 앞서던 커제가 하변 끝내기 과정에서 실수(백 250수)를 저지르자 박정환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판세를 뒤집었다.

공배까지 다 메운 결과 박정환이 흑으로 1집 반을 남겼다.

박정환은 대국 후 “우승해 매우 기쁘다. 불리했던 바둑을 역전한 만큼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환은 지난 2월 하세배 결승과 지난해 12월 춘란배 준결승에서도 커제를 상대로 끝내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적이 있다.

박정환은 이날 승리로 우승 상금 2천만 엔(약 2억원)을 받았다. 준우승 상금은 500만 엔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