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대보사우나 화재로 3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친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또다시 안전 불감증이 빚은 사고가 일어나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잊혀질만 하면 터지는 우리 사회의 안전사고는 이제 고칠수 없는 고질병처럼 보인다. 국민이 원하는 안전한 나라는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경북도청 신도시 내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 종합타운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공사장 5층에서 목재에 고정된 테크플레이트(철물 거푸집) 위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거푸집 바닥이 붕괴되자 25m 아래로 떨어지면서 일어났다. 사고가 나자 이들은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고 한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는 모두 하도급업체 직원으로 이날 처음 공사현장에 출근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추락사고가 발생한 곳은 경북도가 공사를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 중인 관급공사 현장이다.

사고가 나자 현장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공사현장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인재라는 뜻이다. 먼저 토목현장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전망이 사고 당시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설치됐던 안전망은 공사장 작업차량의 진출입 문제로 최근 철거가 됐다고 한다. 공사 현장의 안전 의식이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안전망만 있었더라면 최소한 목숨을 잃는 사고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또 숨진 근로자가 당연히 메어야 할 안전을 위한 와이어도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추락사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대한 안전 의식도 부재였다.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 밖에도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하기 전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공기 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 강행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사고원인에 대한 것은 정확한 현장 조사 결과에서 밝혀지겠지만 우선 외부적으로 드러난 지적만으로도 공사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인재라는 사실에 수긍이 간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대개 우리의 안전 불감증이 주된 원인이다. 대형 사고로 곧장 잘 이어진다. 사소한 안전규정 위반이 사람의 목숨을 뺏는다고 생각하면 안전을 위한 조치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철저한 감독과 관리만이 안전을 예방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강릉에서 일어난 펜션 가스질식 사고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인재였다. 고교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고는 우리 사회가 어느 한 곳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 좋은 사례다.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