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태 준

목련화가 하늘궁전을 지어놓았다

궁전에는 낮밤 음악이 냇물처럼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생사 없이 돌옷을 이고 평화롭다

목련화가 사흘째 피어 있다

봄은 다시 돌아왔지만 꽃은 더 나이도 들지 않고 피어 있다

눈썹만한 높이로 궁전이 떠 있다

이 궁전에는 수문장이 없고 누구나 오가는 데 자유롭다

어릴 적 돌나물을 무쳐먹던 늦은 저녁밥때에는

앞마당 가득 한사발 하얀 고봉밥으로 환한 목련나무에게 가고 싶었다

폭련화 하늘궁전에 가 이레쯤 살고 싶은 꿈이 있었다

봄이 와서 새하얀 목련화가 피어 어린 시절 시인이 꿈꾸고 염원했던 아름다운 하늘 궁전이 이뤄진 것이다. 그야말로 이 궁전에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자유로운 궁전이라는 것이다. 목련화가 불러온 봄의 환희와 생명감을 느낄 수 있는 자서(自序)와 같은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