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 사망사고
안전망도 없는 곳에 ‘생명줄’ 와이어도 연결 않은 채 작업
공기 쫓겨 데크프레이트 하중 보강 외면… 부실설계 의혹

18일 오후 12시 41분께 안동시 풍천면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에서 근로자 3명이 난간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무너진 난간 모습.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에서 근로자 3명이 추락해 숨진 사고가 안전불감증과 형식적인 관리 감독, 무리한 공사 기간(공기) 단축으로 인한 ‘인재’라는 지적이다.

이날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 현장에는 모두 6명이 작업중이었다. 숨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다른 데크플레이트에 발을 딛고 있어 화를 모면했다.

이들은 환경에너지종합타운 본 건물 5층 왼쪽 조정실 복도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발을 딛고 있던 데크플레이트 한 쪽이 무너지면서 그 위에 있던 A씨(50)와 B씨(50), C씨(39) 등 3명이 그대로 25m 아래 맨바닥으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이들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사고 현장에는 토목 현장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전망이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았고, 이날 근로자들은 생명줄인 와이어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관계자 “안전모 등 개인 안전장비는 갖췄지만, 작업 특성상 와이어를 차고 작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다”며 “데크플레이트를 고정하는 목재가 탈락하면서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작업은 시공업체인 GS건설의 한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이날 이곳 사고 현장에 처음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7시께 안전교육을 받은 뒤 오전 8시 30분께부터 작업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날 사고로 공사가 중단돼 조기 퇴근하던 한 근로자는 “이날 한 근로자가 추락 방지막이 없어서 작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며 “그러자 공기가 얼마 남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을 했어야 했는데 단순히 용접만 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으로 인한 부실 설계 의혹도 제기됐다.

지역의 한 건설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을 할 때는 주먹구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루베에 따른 정확한 하중 설계로 작업에 들어간다”면서 “(사고가 발생한 데크플레이트가) 하중을 못 이겨 꺼져 버렸다는 것은 얼마나 설계가 부실하고 감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은 2017년 12월 착공해 오는 6월에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8월로 미뤄져 현재 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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