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치거와 레바브는 2011년 이스라엘 직업 재판소의 심리 및 판결에 대해 흥미로운 조사를 진행합니다. 이 연구는 판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가석방 판결을 내리는가를 밝혀내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연구자들은 10개월 동안 8명의 판사들이 내린 1천112건의 가석방에 관한 판결을 분석하지요.

기운 넘칠 때 심리한 ‘아침 첫 사건’과 ‘점심식사 이후의 첫 사건’에 가석방 비율이 65%로 가장 높습니다. 반면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티타임 직전이나 점심 먹기 직전의 사건은 15∼20%로 뚝 떨어집니다. 가석방의 판단 기준이 법적 논리나 사건의 정황 증거가 아니라 놀랍게도 판사들의 ‘정신적인 피로감’에 의해 좌우되고 만다는 것을 밝혀낸 겁니다. 피로가 심한 시간에는 가석방이라는 모험을 감행하지 않는 보수적인 쪽으로 결론짓고 있음을 누가 보아도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지요. 이 실험 역시 인간의 의지력이 한정적 자원이므로 얼마나 쉽게 고갈되는 지를 알게 해 줍니다.

우주선이 대기권을 돌파하려면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대기권을 돌파한 후에는 태양열 접지판 미량의 에너지로 수십년 임무를 수행하지요. 습관 만들기 또한 우주선 발사의 원리와 비슷합니다. 지구의 중력처럼 우리 정신적 시스템은 의지력의 고갈을 불러옵니다. 이 장벽을 뛰어 넘으려면 초기 에너지를 집중 투자해야 하지요.

숀 코비는 말합니다. “나는 당신의 영원한 동반자입니다. 당신의 가장 훌륭한 도우미이지만, 때로는 가장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끝없는 실패의 나락으로 끌어내리기도 합니다. 당신의 행동 90%가 나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나는 당신의 행동을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짓습니다. 나는 위대한 사람들의 하인일 뿐 아니라 실패한 모든 이들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나를 길들여 주십시오. 부디 나를 훈련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습관입니다.”

어제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여러 행위들은 의지력의 고갈을 불러옵니다. 운동하기가 작심삼일로 쉬 끝나는 것은 운동하러 신발 끈을 묶기까지 의지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일기나 글쓰기 연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일 등은 모두 의지력의 소모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초기에 강렬한 에너지를 투자해 습관으로 길들이는 것입니다. 2019년, 그대가 어떤 습관을 만드는 데 성공할 지 궁금합니다.

/조신영 인문학365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