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쓰레기 처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골칫거리가 아니다. 특정지역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1.7초마다 5t 트럭 한 대 분량의 쓰레기가 밤낮없이 생기며 더 이상 쓰레기를 매립할 곳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단계에 도달해 있다. 일회용품을 포함한 각종 쓰레기 문제는 국민 모두가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할 때만이 최소한의 양을 줄이는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한 도시의 품격은 그 지역의 깨끗한 환경에서 느낄 수 있다. 방문객이 도시에 들어설 때 느끼는 맑은 공기와 눈에 보이는 청결함은 그 도시에 대한 품격을 말해 준다. 최근 국민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겨 준 미세먼지도 국가가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환경문제에 있어서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행정이 시민의 생활 깊숙한 곳에 들어와 도시민의 삶을 관리하고, 주민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공중도덕을 지켜나간다면 그 도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살고 싶은 도시’가 되는 법이다.

포항지역 해안가 일대가 폐그물과 폐어구,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생소한 문제가 아니고 매번 되풀이되는 해안가 쓰레기 문제가 과거에도 지금에도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로 존재한다면 모두가 반성해야 할 숙제다. 특히 일부 어민이 어구를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기존 사용하던 어구를 그냥 방치해 둔 것은 단속을 통해서라도 근절돼야 할 문제다.

본사 취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포항 북구 동빈내항에서부터 환여동 일대 해안가에는 버려진 그물과 폐어구가 곳곳에 널려 있다고 한다. 물회특구로 지정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은 폐어구 등이 흉물처럼 방치되면서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한다. 포항을 찾은 외지 관광객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가히 걱정이다.

주민들도 행정력이 이런 데까지 미치지 않아 포항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이를 감독해야 할 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해안가 환경정비와 관련해 한해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쓰면서도 이런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점을 못 찾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다. 당국은 방치된 폐어구 등이 개인 사유재산이어서 함부로 치울 수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당국의 해결의지가 중요하다. 해결 의지가 있으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보다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전국적으로 국내 연근해에 사용 후 방치된 폐어구 등은 연간 4만4천t에 달한다고 한다. 수거율도 57%에 그치고 있다. 어구 실명제 등 당국이 조금만 성의를 보여도 지금의 문제는 크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소지가 많다. 전국적으로 포항시가 솔선하는 행정을 보이는 것도 좋다. 특히 포항지역 어민들이 폐어구 처리에 적극 협조하는 분위기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시민으로서의 양식 있는 행동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