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20개월 지났지만
대구 수성구 등 30%이상 올라

정부가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진입을 차단키 위해 지난 2017년 마련한 8·2대책이 20개월여 지났으나 이를 통해 지정된 투기과열지구의 집값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대책 발표당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세종시와 함께 유이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7년 8월 3억6천974만원에서 2019년 2월 5억430만원으로 36.4% 올랐다. 이는 대구시 전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시기 대구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2억5천851만원에서 3억1천117만원으로 16.5% 상승했다.

범위를 전국으로 넓혀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경우 8·2 대책 당시 5억9천759만원에서 올 2월 8억4천862만원으로 4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시기 경기 과천시 43.8%, 하남시 46.6%, 서울시 38.3% 등도 전국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인 21.0%를 훌쩍 넘겼다.

투기과열지구는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전매제한 등 규제에다 △LTV<2219>DTI 40% 적용 △9억원 초과 주택 특별공급 폐지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 적용 확대(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100%, 85㎡ 이상 주택은 50%) 등이 추가됐다. 아울러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부동산 거래신고 관련법 시행규칙에 의해 규제가 더 강화됐다. 투기과열지구에 위치한 3억원 이상의 집을 구입하면 증여, 상속금액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여부 등 자금조달계획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

부모에게 거액의 돈을 지원 받아 집을 매입한 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세금을 탈루하는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지속됐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여전히 신규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경우 전국적으로 이름난 명문학군 및 학원가가 인기에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데다 신도심인 행복도시 인근의 토지 개발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규제 강화로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크게 침체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으나 대책 발표 후에도 상승률은 가팔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투기과열지구의 입지적 장점이 큰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 집 마련을 고려하는 수요자라면 해당 지역 진입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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