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전 발령 김윤진 대경지원장
현재까지 전 근무처 영국 체류
내부 인사시스템 문제라지만
주도적 중재·감독 허점 불가피
대구銀·다스 등 사태 책임론도

금융감독원 대구·경북지원의 수장이 두 달째 공석이다. DGB대구은행의 잇단 비리가 이런 금융감독당국의 허점 때문에 빚어졌다는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11일 대대적인 인사를 하며 김윤진 전 런던사무소장을 대구경북지원장에 발령을 냈다. 후임 런던사무소장에는 이주현 전 자산운용감독국 부국장을 앉혔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원장은 인사 발령이 이후 2개월여가 지난 14일 현재 근무지인 대구로 출근하지 않고 전 근무처인 영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구경북지원은 김 지원장 출근 때까지 부지원장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금감원 대경지원장 공석 사태를 두고 금감원측은 내부 인사시스템의 문제라고 해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금감원 인사 중 해외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전체 인사를 낸 후 해외 나가는 직원과 국내로 들어오는 직원의 워크퍼미션(노동허가증)과 업무 인수인계 등에 대한 시간적인 절차가 필요해 부임인사를 내부적으로 내고 있다. 이번 대구경북지원장도 2개월여 동안 공석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대구·경북 금융회사 451곳의 점포 2천511곳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를 수행해 예금자와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금감원 지원 수장이 2개월여 동안 공석상태로 있으며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가 처리가 지연되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감원이 해명한대로 내부시스템 문제라면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주의 자동차부품 회사 다스(DAS) 노사는 최근 부도 위기에 몰리자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탄원서를 보내 ‘다스에 대한 시중은행의 여신 회수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한 상황인데도 지원장이 공석이다보니 주도적인 중재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다는 지역의 지적도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대경지원 관계자는 “김윤진 지원장은 최근 4월1일자 부임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사무소의 경우 공관을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 부임하는 후임자에 대한 영국정부의 워크퍼미션 획득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업무 인수인계 등으로 김 지원장의 복귀도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스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본원에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접수할 경우 해당 주소지 지원에서 처리하게 된다”며 “민원은 팀장 전결사항으로 지원장이 공석이어서 민원 처리가 지연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금융권의 감시·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감원 대구지원 수장으로서의 역할이 중차대하다”며 “금감원의 업무교대를 위해 감독 대상이 훨씬 많은 국내 수장을 빈자리로 두는 것은 일상적인 행정과 감독만 하겠다는 의미여서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금융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불거진 펀드투자손실 보전과 전직 행장 등의 비리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불러온 원인도 따지고 보면 금융감독당국의 이런 형식적인 감독에서 원인을 찾을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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