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국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 마리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시인은 해질녘 목이 길고 우아한 왜가리 한 마리가 물가에 선 것을 바라보면서 평범한 생의 이치 하나를 깨닫고 있다. 그 우아하고 수려한 목을 길게 빼고 머리를 쏜살같이 처박아 먹이를 잡는 걸 보며 자연물이든 사람이든 먹고 사는 일이 그리 수월치 않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