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야외체력단련 기구들
언제 파손될지 몰라 위험천만
시민들 “점검·민원 제기해도
테이프로 막아 접근 막을 뿐”
정기적 관리로 사고예방 시급

11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위치한 실외 운동기구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포항지역 공원과 산책로 등에 설치된 운동기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녹이 슬거나 고장 난 채 방치된 운동기구는 이용할 수 없을뿐더러, 안전사고의 위험도 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오전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의 체육시설을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 기구가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제대로 움직여 지지 않았다.

일부 기구는 움직일 때마다 지면과 연결된 부분이 심하게 흔들려서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가 높은 ‘스윙 워커’는 이용량을 견디지 못하고 완전히 고장 나 ‘안전제일’이 적힌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원형 모양으로 된 철봉은 철근 부분이 심하게 녹슬어 힘을 줘 당긴다면 금방 떨어질 것 같았다. 같은 날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있는 체육공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구 대부분이 노후화돼 사용방법에 대한 설명서조차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포항시민 안모(60·장성동)씨는 “점검이 제대로 되지 않은 운동기구를 사용하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냐”면서 “오래된 공원이나 소규모 공원에서는 제대로 된 운동기구가 설치된 경우를 못 본 것 같다”고 토로했다.

11일 포항시 북구 환호동과 구룡포읍에 위치한 실외 운동기구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11일 포항시 북구 환호동 위치한 실외 운동기구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그는 또 “운동기구가 고장 났다는 민원을 제기해도, 고쳐주기는커녕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기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야외운동기구는 별도의 지도자 없이 누구나 이용하는 접근성이 높은 기구여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기 계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는 “고장 난 기구를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만 감아 조치를 취한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방법이다”며 “노약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는 포항시의 주기적인 점검을 비롯한 보수조치가 필요하지만, 시는 2년에 한 번 점검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지역 야외운동기구를 관리하고 있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2년에 한 번씩 전문업체를 통해 실외운동기구 정기점검을 벌여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그에 대한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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