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화재단 ‘문화가 있는날’
27일 포항시청대잠홀서 상영
토슈즈 대신 꽃신 신고 출연
전통적 독창성이 돋보이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무대 선사

유니버설발레단 ‘심청’ 영상 상영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
한국 발레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창작발레 ‘심청’이 오는 27일 오후 2시와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영상으로 상영된다.

‘심청’은 지난 1984년 창단한 유니버설 발레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국내 최초의 창작 발레로 창단 2년 후인 1986년에 초연한 작품이다. 안무를 담당한 유니버설발레단의 1대 예술감독 아드리엔 델라스와 음악을 만든 미국의 작곡가 케빈 바버 피카드는 준비과정에서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깊이 공부한 결과 한국적 특징을 잘 살려냈으며, 한국 서민의 소박한 정서와 궁중의 기품있고 우아한 전통을 클래식 발레로 매우 잘 표현해냈다.

‘심청’은 몸짓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발레의 핵심 가치를 살리면서도 토슈즈 대신 꽃신을 신고 나와 한국적인 스토리를 융합하는 방법으로 첫선을 보인 뒤, 10개국 40개 도시에서 200여 회 공연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총 3막 4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는 심청의 희생적 사상과 한국의 독창성이 살아 숨 쉬는 무대와 의상, 우아한 발레와 한국전통의 고풍스러움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지난 2017년 2월 17일 예술의전당에서 주최하는 예술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심청’을 뉴욕타임즈의 제니퍼 더닝은 “춤의 근본적인 휴머니티가 상실돼 가는 이 시대에 관객의 심금을 울린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LA타임즈의 루이스 시걸은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이 한국의 신화를 아름다운 내용과 특별한 감동으로 가득 채웠다”고 논평했다.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장면으로 남성들의 강한 군무인 1막의 선원들의 춤과 2막 환상의 세계 바닷속 장면, 우아하고 한국적인 라인이 돋보이는 3막 여성들의 군무 궁녀들의 춤 등이 꼽힌다. 특히 3막 왕과 심청의 2인무 ‘문라이트 파드되’는 창작발레 2인무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는 심청의 희생적 사상, 한국의 독창성이 살아 숨 쉬는 무대와 의상이 돋보이는‘심청’은 2막 바다 속 용궁장면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디베르티스망과 완성도 높은 수중 신. 그리고 3막 달빛아래 국왕과 심청이 추는 로맨틱한 파드되까지 한국적 아름다움을 서양의 발레문법에 제대로 녹여냈다.

한편, 창작발레 ‘심청’공연은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이 문화의날을 맞아 서울 예술의전당 영상화사업 ‘SAC on Screen’의 일환으로 마련했으며 무료로 상영한다.

‘SAC on Screen’이란 예술의전당 영상화 사업’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우수 공연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온 국민이 함께 보고 즐기며 지역문화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프로젝트로, 포항문화재단에서 시민들의 문화향유 프로그램의 하나로 공모 신청에 발 벗고 나서 유치에 성공했다.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비용과 거리 문제로 수준 높은 공연을 접하기 어려웠던 지역주민에게 영상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상을 통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VIP석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티스트의 생생한 표정과 몸짓을 대잠홀에서 화려한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