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부부 독립유공자
주명우 목사·윤악이 여사
만세운동 펼친 영덕 원전장터
독립유공자 10여 명 배출한
원전교회 등 무관심속에 방치
“3·1운동 100주년인 올해는
기념비 등 꼭 세워졌으면…”
지역민들, 역사 복원 바라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한 부부 독립유공자로 첫 포상을 받은 뜻깊은 독립유적지가 무관심속에 방치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안내표지판 및 기념비 설치 등을 통한 역사복원 사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에서 울진으로 이어지는 7번국도에서 영덕읍 소재지로 빠진 뒤 서쪽으로 30여분 거리에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 원전시장터가 있다.

이곳은 1919년(기미년) 3월 19일 원전장로교회 주명우 목사와 신도 정순용씨 등이 교인 수십 명을 규합해 만세독립운동을 벌인 곳이다. 당시 교회 성도였던 김태을, 김중명, 박기동, 김석이, 이석산씨 등이 ‘대한독립 만만세’라고 쓰인 종이 깃발를 들고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소리높여 외쳤다.

만세운동에 가담한 이들 교인들은 일본 경찰에 체포돼 대구지방법원에서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 등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고인들의 공훈을 기려 애족장, 건국포장 등 건국훈장을 추서했다.

특히 만세운동이 있은 5일 후인 그해 3월 24일에는 지역 여성계가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나섰다. 주명우 목사의 부인인 윤악이 여사가 앞장서 “우리는 여자인데도 한국독립을 희망하며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짖겠다”고 연설을 했고, 김태을씨의 부인인 신분금 여사가 이에 호응하고 나섰다. 두 여성은 모두 남편의 뜻을 이어 독자적으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1919년(기미년) 3월 19일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영덕군 지품면 원전장터와 원전장로교회 전경. 기념비는커녕 안내판조차 없다. 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1919년(기미년) 3월 19일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영덕군 지품면 원전장터와 원전장로교회 전경. 기념비는커녕 안내판조차 없다. 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원전시장터는 부부가 독립만세 운동을 함께 펼친 뜻깊은 장소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이후 이들 부부는 대통령 표창이 추서돼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대한민국 최초의 부부로 기록됐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부인이 남편의 뜻을 이어 만세운동을 주도해 시위를 벌인 사례는 처음으로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원전교회는 최근 독립운동의 성지로 부각되고 있는 안동 임청각의 주인이며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용의 친동생이자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상동 장로가 개척한 교회다. 10여 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유서 깊은 교회지만 이에 대한 소개는 거의 없다. 면소재지는 말할 것도 없고 원전시장터와 원전 교회 어느곳에도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사실을 알려주는 기념비나 안내표지판은 찾아 볼 수도 없다. 교회 100주년 기념비만 교회앞마당에 세워져 있을 뿐이다.

향토사학자인 김흥년씨는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역사적 장소임에도 원전시장터나 시장 입구 원전리 국도변에는 아무런 안내표지판이나 기념비가 없어 안타깝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뜻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엔 이들의 공로를 기리를 기념비가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수(50) 원전교회 목사는 “부부독립운동가 최초 발상지인 이곳은 지역민들도 잘모르고 있어 안타깝다”며 “정부에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애국 선열들의 뜻깊은 희생정신을 기리기위한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햇다.

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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