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한미 연합훈련’이 모두 사라지게 되면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에서 증폭되고 있다. 최근 키리졸브(KR) 독수리훈련(FE) 종료 결정에 이어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올해부터 폐지되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한국 단독 민관군 합동 연습인 ‘을지태극연습’이 5월 말 실시된다. 정부는 국민 사이에 팽배하고 있는 ‘안보 불안’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보완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밝혀야 한다.

군 당국자는 6일 “정부 주관의 ‘을지태극연습’을 5월 27∼30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습은 외부 무력공격 시 군의 독자적 작전능력 배양과 테러, 대규모 재난재해 대응 등 포괄적 안보개념을 적용해 실시한다. 한미 양군은 또 UFG를 대체하는 연합 지휘소 연습(CPX·컴퓨터 워게임)을 8월경 실시할 방침이다. KR를 대체한 ‘동맹(Dong Maeng)’처럼 훈련 명칭을 바꾸고, 규모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역대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 450여 명이 참여하는 ‘대한민국수호 예비역 장성단’은 이날 연합훈련 재개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는데도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의 축소 중단을 결정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와 동맹의 보루를 허무는 무책임의 극치”라며 “훈련 없는 연합 방위태세는 ‘허수아비 동맹’”이라고 비판했다.

미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도 거세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5일(현지 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전문가 대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끔찍한 실수(dreadful mistake)’”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헨리 올슨도 ‘트럼프가 귀중한 협상 카드를 북한에 공짜로 내줬다’는 제목의 미 워싱턴포스트(WP)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한 것이 한미 동맹 파기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 지구촌 구성원들의 바람과는 달리 핵을 폐기할 의사가 도무지 있어 보이지 않는 김정은과 북한을 달래기 위한 명분과 미국의 비용 절감이라는 눈앞의 이익에 마구 휘둘려서 무장해제의 길을 가고 있음이 분명한 이 나라의 국방을 걱정하는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 사태의 대안은 무엇인지, 유사시 대응책은 넉넉하게 마련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밝혀서 국민 불안을 씻어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가. 지금이 총을 모두 내던지고 비둘기만 날려도 되는 시간이 맞는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