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플라스틱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는 중국이 세계의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거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내 수입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살아가는 한 가정을 통해 플라스틱 공해를 고발한 영화다. 이 영화로 중국은 플라스틱 수입을 막았고 한국도 작년 재활용 플라스틱 처리문제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버린 쓰레기가 재활용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거리낌 없이 소비한 우리 국민도 이 사건 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플라스틱이 얼마나 심각한 공해인지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알려지는 계기가 된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이다. 유럽 플라스틱제조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이다. 조사대상 63개국 중 3위다. 벨기에가 1위(170㎏)며 대만이 2위(141㎏)다.

플라스틱 제품은 내구성과 신축성이 좋은 데다 가볍다. 효용성이 높다는 이유로 여전히 우리 생활에는 땔 수없는 제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우리나라도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 푸드점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용량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플라스틱은 화학구조 자체가 잘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소각할 때 발생하는 환경 호르몬과 유해물질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지구상에서 한해 동안 생산되는 플라스틱이 3억t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상당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버려져 바다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한다. 바다 속에 들어간 플라스틱이 분해돼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의 한 해안가에서 발견된 젖먹이 새끼 대왕고래의 위에서 다량의 플라스틱이 나왔던 것이 하나의 사례다. 플라스틱을 삼킨 바다고기를 사람이 다시 잡아먹는 먹이사슬의 구조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경북 의성군 단밀면에 무더기로 방치된 플라스틱 쓰레기 산이 미국 CNN 방송에 소개됐다. ‘플라스틱 코리아’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난 꼴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