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4대범죄 4년새 4천여건… 절도 건수는 두배나 폭증
생존 위해 절도, 범죄자로 전락해… 성범죄도 해마다 증가 추세
전문가들 “국가·지자체 차원 사회복지 안전망 구축 절실” 조언

경북도내 노인범죄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2015∼2018년) 사이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65세 이상 4대 범죄(살인, 강도, 절도, 폭력)는 총 4천87건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 1천207건, 2016년 1천375건, 2017년 1천521건, 2018년 1천573건 등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절도 건수는 2015년 253건에서 2018년 483건으로 4년 사이 2배 가까이 폭증했다.

노인들이 저지른 절도범죄 사례를 살펴보면 생활형 범죄가 특히 많았다. 노인들의 평균 수명이 증가했지만, 경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안동에서 단칸방에 홀로 거주하며 일용직으로 전전하는 67세 여성이 설 차례 상에 올리려고 대형마트에서 삶은 문어와 사각 접시 등 17만원 상당을 훔쳐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대구에서는 82세 노인이 문이 열려 있는 주택에 들어가 총 4차례에 걸쳐 현금과 신용카드 등 54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나 구속된 일도 있었다. 그는 출소 후 생활비 마련이 쉽지 않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8.6%로 OECD 평균(12.4%)의 4배에 달한다. 2005년 노인인구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19.4%)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을 기준으로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그 중 경북의 노인인구 비율은 19%를 기록, 전국에서 전남(2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노인들이 범죄에 현혹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안타까워하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사회복지 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가 노인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노인 친화적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노인들을 위한 기초 연금이 더 보강되는 등의 사회복지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 성범죄도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노인 성범죄도 2015년 54건, 2016년 68건, 2017년 73건 등 매년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는 가운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윤우석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노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배우자를 잃거나 홀로 살며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는 노인의 성이라고 하면 부끄럽고 감추려고 하는데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노인들의 성문제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을 늘려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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