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스케치
김정은·대미 협상 핵심 멤버들
칩거하며 담판 전략 준비 ‘대조’
김위원장 경호 투입 장갑차
국내 업체 생산 수출품 ‘화제’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이 베트남-소련우정노동문화궁전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하노이 AP=연합뉴스
2차 핵 담판을 앞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는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적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베트남 최고위 인사들과 만나고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을 ‘내 친구’라고 부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김 위원장은 주로 숙소에 머물면서 조용히 트럼트 대통령과의 결전을 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나 확대 양자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정부청사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쫑 국가주석과의 확대 양자 회담 자리에서 미·베트남 관계와 관련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현실화할 수 있는 북미 관계의 ‘본보기’로 규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트위터 글에서 “베트남은 지구상에서 흔치 않게 번영하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한다면 매우 빨리 똑같이 될 것”이라며 “잠재력이 굉장하다. 내 친구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역사상 거의 어떤 곳에도 비견할 수 없는 훌륭한 기회”라고 말했다.

한때 김 위원장에게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으로 ‘각별한 케미’를 자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내 친구 김정은’이라는 친근한 표현을 써가며 ‘결단 촉구’와 ‘유화책 제시’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김 위원장은 전날 오전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55년 만에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이후 주(駐)베트남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것 이외에는 외부 일정이 없었다. 숙소에 머물면서 트럼트 대통령과의 핵 담판 준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측의 대미협상 핵심 멤버들도 27일 하루 종일 숙소에 머물며 협상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등 대외전략 분야 주요 인사들은 이날 오후가 되도록 숙소인 멜리아 호텔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역시 두문불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하노이 선언’ 도출을 위한 막판 대미협상 전략을 숙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행원으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북한 노동당과 인민군 간부들이 27일 베트남의 대표적인 산업과 관광단지를 방문하며 베트남식 경제발전 모델 학습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전 하노이의 유명 관광지 할롱 베이를 둘러봤으며, 오후에는 하이퐁에 있는 자동차·휴대전화 산업단지 등을 시찰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꿈꾸는 경제발전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열중했다.

○…베트남 당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경호를 위해 투입한 장갑차가 국내 업체가 생산해 베트남에 수출한 제품인 것으로 27일 확인돼 화제다. 김 위원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열차로 베트남 북부의 동당역을 도착한 이후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호텔로 이동할 때 김 위원장의 전용차와 함께 움직여 이목을 끈 장갑차는 국내 특장차 제조업체인 S사가 수출한 차륜형장갑차 ‘S-5’로 알려졌다. /연합뉴스-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