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 아시안컵 결산 회의 내용 소개
“벤투호 8강 탈락, 효율성 부족… 중국전을 경기 모델로”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결산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정상 도전에 나선 한국 대표팀이 8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든 데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이기는 경기’를 위한 효율적 운영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김판곤 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전날 아시안컵 결산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소개했다.

회의에선 아시안컵 선수 선발 과정과 전술 준비, 경기력 평가 등이 전반적으로 논의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볼 소유 시간과 패스, 슈팅, 크로스 수 등은 아시안컵 우승팀 카타르나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보다 높았지만, 슈팅 대비 득점률이나 크로스 성공률은 아시안컵 참가팀 중에서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카타르와의 8강전에선 볼 소유 비중이 상대보다 높았으나 대부분 미드필드 지역이었고, 카타르는 공격 지역에서의 소유율이 높았다. 결국 효율성 측면에서 이기는 경기를 지향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승을 위해선 기회에서 반드시 득점하는 습관과 능력이 강화돼야한다. 슈팅 수 대비 득점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았던 카타르처럼 ‘킬러 본능’이 향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열세에 놓여 있을 때 전세를 뒤집을 만한 전술적인 ‘플랜B’도 시도는 있었지만, 효과는 부족했다는 게 위원회의 평가다.

김 위원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급격한 포메이션 변화에는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지속해서 더 준비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대회 중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인 건 중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였다”면서 “대표팀의 좋은 경기 모델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기준점 삼아 대표팀의 방향성과 철학을 완성하고 결과로 이어가도록 계획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인 요인 외에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커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과 일본, 중국 리그 소속 선수들은 시즌을 마치고 출전했고, 유럽에서 뛰는선수들의 피로도도 높았다고 분석됐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대표팀이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위원회는 개선해야 할 부분을 감독에게 전달하고, 개선·발전하도록 지원하고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할 때 경기에만 전념하도록 가족 초청 행사 등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악성 댓글이나 추측성 기사에 대한 선수단 보호를 위해 모니터링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아시안컵에서 대두한 의무팀 등 대표팀 운영 문제를 개선하고자 구성한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도 전했다.

아시안컵 준비 과정에서 지난해 연말 재계약을 하지 못한 의무팀 트레이너 2명이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서 팀을 떠나며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조기 계약 연장, 대회 주기를 고려한 계약 기간 설정 등 전문직 계약 프로세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외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해외 클럽이나 대표팀 파견, 자체 워크숍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