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영덕군수

두 개의 기쁜 소식과 함께 새해를 시작했다. 모두 영덕대게 이야기다. 영덕대게축제가 2019년 문화관광유망축제로 선정됐고 강구대게거리는 4년 연속으로 한국 관광 100선에 올랐다. 민선7기 비전인 2천만 관광객 시대의 희망을 알리는 좋은 징조다. 천지원전이 백지화되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계속 고민해왔다. 정부 에너지정책을 좇아 신재생에너지산업으로 내수를 진작하고 한편으론 천혜의 자연자원을 십분 활용해 관광산업을 꽃 피우는 전략으로 군정을 이끌 요량이다.

관광산업 활성화의 기반은 교통망이다. 상주~영덕 고속도로와 포항~영덕 철도가 개통되면서 영덕으로 오는 길은 잘 닦였다. 2020년 영덕~삼척 철도가 개통되고 2023년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열리면 금상첨화다. 안동~영덕 국도 34호선 개선 등 지역 도로망 구축에 힘쓰고 동해안과 고속도로, 국도를 연결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색 있고 차별화된 관광지 진입도로도 조성할 계획이다. 2022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강구해상대교는 국도 7호선 병목지점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아름다운 해안, 해파랑 공원, 강구대게거리와 조화를 이루는 영덕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관광 콘텐츠다. 올해 설립하는 영덕문화관광재단을 주축으로 축제 수준을 대폭 향상시킬 것이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를 영입해 특별한 컨셉의 기획으로 겨울철 영덕대게축제, 봄철 물가자미 축제, 여름철 황금은어축제, 가을철 영덕송이장터를 더욱 흥행시켜 보겠다. 올해 영덕대게축제는 3월 21일부터 강구항 해파랑 공원에서 열린다. ‘왕의 대게’라는 주제로 특별히 서울 광화문에서 거행하는 영덕대게 진상식으로 시작한다. 한 지역에 동일품목의 식당 200여 개소가 밀집된 강구대게거리같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게를 찌는 증기와 향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독특한 대게 간판이 늘어선 강구대게거리는 자체가 볼거리다.

강구대게거리 못지않은 영덕대게 주산지가 한 곳 더 있다. 바로 축산항이다. KBS‘6시 내고향’에 소개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다. 축산항을 중심으로 북쪽의 고래불 국민야영장과 해수욕장, 대진해수욕장, 영덕블루로드, 괴시마을 등 관광명소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 블루시티 사업이다. 올해 국토교통부 타당성조사로 확정되면 2023년까지 친환경 에코로드, 천변도로 경관, 동방언덕, 바다누리, 횃불동산, 블루빌리지를 조성한다. 이 외에도 산림레포츠단지, 바데산 휴양림, 영덕블루숲길, 미강(美江)트레일을 조성해 지역 고유의 재미와 색깔을 입히고 해안누리 워라밸로드, 오십천 수상관광레포츠 공원, 사계절 해수욕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겠다.

너무나 유명한 탐방로, 영덕블루로드에는 푸른파도길과 포토존을 조성할 것이다. 영덕을 마음먹고 둘러보려는 분들에게는 영덕블루로드가 제격이다. 아름다운 해안과 숲길을 따라 곳곳의 명소를 즐길 수 있다. 영덕의 관문인 남정면 대게정원에서 D코스를 걷다보면 시원하게 탁 트인 장사해수욕장이 나온다. 한국전쟁의 흐름을 뒤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장사상륙작전 772명의 학도병의 투혼이 서린 곳이다. 이 전투를 소재로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장사리 9.15’라는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영덕의 해변에서도 주요 장면을 촬영했다. 올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인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D코스와 C코스의 경계에서 바다를 향해 조금만 가면 강구항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강구 신항 건설사업이 시작됐다. 2020년 완공을 목포로 물양장, 방파제, 호안을 건설 중이며 장차 연안여객선 유치 등 관광개발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구대게축구장에서 영덕풍력발전단지까지는 제대로 된 산행을 만끽할 수 있다. 다리가 뻐근해지고 땀이 적당히 흐를 무렵 이국적인 풍력발전단지가 모습을 나타낸다.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 신재생에너지·정크트릭아트 전시관, 왕발통 체험이 기다린다. 창포 해맞이 공원에서 축산항까지는 바다를 벗하는 해안길이다. 파도소리와 바닷바람을 쐬고 어촌에서는 소박한 어민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석리항은 지난해 어촌뉴딜사업에 선정돼 국민휴양형 어촌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2020년까지 123억 원을 들여 방파제, 물양장, 계류시설 등을 정비하고 공원, 생태놀이터 등을 조성한다.

C코스의 종착점인 축산항은 물가자미 축제가 열린다.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죽도산에서 미항(美港)을 조망할 수 있다. 여기서 대소산 봉수대까지는 손색없는 등산로가 펼쳐진다. 대소산 정상 봉수대와 목은 이색기념관을 거쳐 괴시 전통마을로 들어간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고택들을 보면서 역사와 삶을 사색하다보면 다시 한 번 푸른 바다와 맞닥뜨린다. 김준호, 김종민 등 1박 2일 멤버들이 놀다간 대진해수욕장도 좋고 긴 해변을 자랑하는 고래불 해수욕장에선 아기자기한 동물 모양의 카라반에 여장을 풀고 하룻밤 묵어보는 것이 어떨까? 인근 영해 만세시장에서 고기와 채소를 사와 바베큐 파티를 벌여도 좋다. 영덕엔 내륙에도 내로라하는 명소가 많다. 달산 옥계계곡과 창수 인량테마마을, 장육사 등등.

2천만 관광객 시대의 비전은 이런 풍부한 자원을 근거로 한다. 광역교통망과 지역 도로망도 확충되고 있으며 정부 공모사업을 공략하는 공무원 역량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 설립을 추진 중인 문화관광재단의 민간 노하우가 추가되면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프랑스 니스나 일본 오키나와 못지않은 관광도시로 영덕을 만들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