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10개팀 감독들 출사표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K리그2(2부 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각 팀 선수와 감독들이 포토 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아이파크가 K리그2 사령탑들의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26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 모인 K리그2 10개팀 감독들은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6명이 부산을 꼽았다.

부산은 4차례나 K리그 우승(1984년·1987년·1991년·1997년)과 1차례 FA컵 우승(2004년)의 빛나는 전통의 강호다.

2015년 2부리그로 추락한 부산은 최근 2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좌절해 1부리그 복귀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부산은 수원FC를 1부리그로 승격시킨 경험이 있는 조덕제 감독을 새 시즌 사령탑으로 영입해 승격을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을 뺀 나머지 9명의 사령탑은 부산을 유력한 우승 후보로 선택했다.

K리그2 디펜딩 챔피언인 아산 무궁화의 박동혁 감독은 “부산이 지난 2년 동안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아픔을 겼었다.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조덕제 감독님이 새로 오셨고 선수들도 좋아 강력한 우승 후보다”라고 말했다.

FC안양을 이끄는 김형열 감독도 “부산은 조덕제 감독뿐만 아니라 사령탑 경험을가진 노상래와 이기형 코치까지 보기 드문 강력한 코칭스태프를 꾸렸다”라며 “좋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때문에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강조했다.

부산에 이어 지난 시즌 우승팀인 아산을 꼽은 사령탑도 3명이나 됐다.

지난 시즌 부산에 발목을 잡혀 승강 PO 진출에 실패한 대전의 고종수 감독은 “박동혁 감독이 2년 차를 맞아 전술이 더 발전했을 것이다. 선수들이 워낙 출중하다”라며 아산의 K리그2 2연패를 예견했다.

박진섭 광주 감독도 “작년 우승 경험이 있고, 선수들도 아직 건재하다. 전력상으로도 가장 강하다”고 거들었다.

반면 가장 많은 사령탑으로부터 우승 후보로 지목받은 부산의 조덕제 감독은 유일하게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강등된 전남 드래곤즈를 우승 후보로 선택했다.

조 감독은 “부산이 최근 승강 PO에서 실패하고, 선수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우승 후보로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오히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잘 보유하고 있는 전남이 우승할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부산은 공교롭게도 K리그2 감독들이 지목한 ‘이번 시즌 꼭 이기고 싶은 팀’에서도 가장 많은 4표를 얻었다.

부산이 우승 후보인 만큼 부산을 상대로 승점을 쌓아야 한다는 게 사령탑들의 생각이다.

안산 그리너스의 임완섭 감독은 “최근 2년 동안 한 번도 부산을 이겨보지 못했다. 올해에는 꼭 이겨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서울 이랜드의 김현수 감독 역시 “부산을 이겨야만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 조덕제 감독은 독특하게 광주FC를 선택했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 부산이 광주를 한 번도 못 이겼다. 바로 승격할 수 있었지만 특정 팀에 이기지 못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광주가 좋은 팀이지만 올해는 한 번도 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