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뷰 윤상호 하노이 한인회장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맞아 하노이한인회에서 준비한 ‘Oh! Peace Korea’피켓. 하노이한인회는 회담기간 피켓과 모자를 활용해 거리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하노이한인회 제공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맞아 하노이한인회에서 준비한 ‘Oh! Peace Korea’피켓. 하노이한인회는 회담기간 피켓과 모자를 활용해 거리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하노이한인회 제공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8개월여 만에 비핵화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다시 담판을 벌인다. 세기의 이벤트다. 베트남 현지 교민들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의 1차 회담에 이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속도를 낼지, 아니면 동력을 잃고 비틀거릴지 중대한 판가름 기준이 될 결과에 교민들도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하노이 교민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윤상호(57·사진) 하노이교민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했다. 그는 “좋은 성과가 나오길 교민 모두 기대하고 성원하고 있다”면서 희망을 담은 교민통합성명서를 지난 22일 발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교민들 환영과 지지 아끼지 않아
기대만큼 결과 없을까 조바심도
27, 28일 회담장서 거리행사 진행
이번 회담 유치로 베트남도 들떠

-문재인 정부의 남북평화회담에 대한 베트남 한인회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급물살을 탄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과 평가는 국내에서처럼 여기서도 다양하다. 그러나 하노이 교민의 반응과 시각은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쪽이 강하다. 분단된 한반도의 상황으로는 글로벌 세계에서 한계가 있고 역할 또한 극히 제한적임을 외국 나와 보면 실감한다. 지금 각 나라가 경쟁하고 있는 만큼 우리 민족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남북평화와 통일 등은 큰 틀에서 봐야 할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한인회 회원들의 현지 반응은.

△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하노이교민들의 마음은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참 힘들다. 일각에선 남북평화야말로 우리 문제인데 112년 전 네덜란드에서 열렸던 제2회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의 밀서를 들고 회담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같다며 씁쓸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수가 환영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혹여 회담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결과가 없을까 조바심이 크다

-베트남한인회가 북미회담을 성공을 기원하는 기념행사 등은 어떻게 개최하나.

△ 하노이한인회에서는 27, 28일 양일간 회담장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거리행사를 할 계획이다. 주제는 ‘Oh ! Peace Korea’ 다. 이를 위해 한반도기와 모자, 피켓 등은 다 준비해 두고 있다. 앞서 22일에는 베트남 사회 5개 단체 (한인회, 코참, 평통, 중기협, 한베가족협)가 하노이에서 취재 중인 한국언론인들을 대상으로 교민통합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서를 요약하면 ‘우리는 희망합니다! 비핵화와 종전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이다. 교민들이 회담에 거는 기대로 보면 된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맞아 하노이한인회에서 준비한 모자. 하노이한인회는 회담기간 피켓과 모자를 활용해 거리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하노이한인회 제공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맞아 하노이한인회에서 준비한 모자. 하노이한인회는 회담기간 피켓과 모자를 활용해 거리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하노이한인회 제공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베트남 국민들의 분위기는.

△ 베트남도 들떠 있다. 이번 북미회담을 유치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베트남으로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면서 국운 상승의 기회라고들 환호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베트남 외교부 장관을 평양으로 직접 보내서 국빈방문을 협의한 것을 보면 베트남 정부가 이번 회담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얼마인지 알 수 있다

-베트남에는 한인들이 얼마나 거주하고 있나. 주로 무슨 일에 종사하고 있는지.

△ 베트남 전역에 약 18만여 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교민들이 운영하는 기업도 남부 호치민과 북부 하노이를 중심으로 7천여 개가 포진해 있다. 삼성, LG, 포스코, 롯데, 효성 등의 대기업은 이 나라 중심축이 됐고, 수많은 중소기업 또한 베트남 전국 공단에서 생산 활동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저력은 박항서 마법 등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한인회장으로 모국에 바라는 일이 있다면, 또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소회는.

△ 베트남에서 15년을 살았다. 한국에서 공부할 때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당시 상황을 자랑스럽게 배우고 자랐는데, 이번에 베트남에서 남북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한국과 베트남의 뒤틀린 역사의 질곡 등은 옛일이 됐다. 한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이 그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두 동강 난 한반도를 다시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준다면 우리민족이 일등국민이 되어 인류사회를 위해 봉사할 기회는 영원히 상실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누구보다 이번 2차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안찬규기자
 


◇윤상호 하노이한인회 회장은 1962년 전남고흥 거금도에서 태어났다. 40대 초반, 좀 더 큰 도전을 위해 가방하나 달랑 매고 베트남 하노이로 날아가 속칭, 맨바닥에 헤딩을 거듭하다가 2005년 인도차이나 5개국을 커버하는 마케팅회사 SMBL( www.smbl.biz)을 창업해서 지금은 유통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대구출신 기업인으로 10,11대 하노이한인회장을 역임한 K마트 고상구 회장 체제에서 4년간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2018년 제12대 하노이 한인회장으로 취임했다.

    안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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