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 신세 대구 사우나 이재민들
5~7층 아파트 주민 130여명
종교시설·병원·친지집서 생활
안전문제로 피난생활 기약없어
사우나업주 화재보험 가입 않아
보상 문제도 근심거리로

“전기하고 수도도 없는데 집에 언제갈지도 모르겠고, 보상은 어떻게 되는지 참 막막하네요”

지난 19일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사우나 화재로 순식간에 이재민 신세가 된 A씨(72)는 막막함을 호소했다. A씨는 현재 중구청과 대한적십자 등이 마련한 대안성당의 이재민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타지에 있는 자식들이 안부를 전해오고 있어 위로가 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대보상가는 전기와 수도 등이 끊겼다. 중구청 등은 이미 2차례의 긴급 건물 안전점검을 실시했고 “건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화재 이후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화재 조사와 안전진단 등이 실시되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형편이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현재 대보상가 5 ~7층 아파트에서 거주하던 주민들은 130여 명이다. 이들은 화재가 발생했던 지난 19일 이후 대안성당과 향촌 수제화 센터, 서문교회 등으로 분산 수용됐다. 21일 현재 대피소에는 50~60여 명 정도가 머무르고 있으며, 연기를 흡입했던 경상자와 고령자 등은 친지나 숙박업소, 병원 등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재민들이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한 이재민은 “낙후된 건물이 화재로 더 약해졌다”며 “안전문제 등이 거론되면서 정밀 검사 등이 이뤄지면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이재민 가운데 집을 떠나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이재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구청은 복구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가족과 피해 주민에 대한 심리치료, 구호기금과 생계비 지원을 위한 법률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이재민들을 위해 화재 당일 저녁식사 300인분과 담요, 치약, 칫솔 등 구호물품 등을 지원했다. 또 이재민들이 임시 대피소에 머무는 동안 대안성당 배식처에서 하루 3끼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최대 일주일까지 상황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전달을 받았다”며 “이재민들이 지내는 동안 불편하지 않도록 식사와 생필품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재민들의 보상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4층 대보사우나가 화재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근심거리다.

연기 흡입으로 치료를 받았던 B씨(75)는 “사우나 업주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앞으로 보상 절차는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면서 “화재 후 집에 가 보니 유리가 깨진 집도 많다. 물이 많아서 상황도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박순원기자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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