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결과, 김경두 감독 일가
보상금 갈취·인권침해 등 확인
보조금 횡령 정황도 포착
여자컬링 전 국가대표 ‘팀 킴’이 호소문으로 제기했던 김경두 가족의 갑질횡포가 사실로 드러났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감사’ 결과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발표했다. 감사 결과 팀 킴 지도자들은 총 9천386만8천원에 이르는 각종 후원금과 포상금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선수들에게 욕설과 폭언, 인격 모독을 하고 소포를 먼저 뜯어 보는 등 사생활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선수들이 언론 인터뷰를 할 때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라고 강요했다는 주장도 사실로 밝혀졌다. 선수들이 해외 대회 등에서 획득한 상금 중에서도 총 3천80만원을 김경두 일가가 횡령한 정황도 있었다. 지도자 가족들은 또 해외 전지훈련비, 국내 숙박비 등을 이중 지급받는 등 국고보조금, 경상북도보조금 등 약 1천900만원의 보조금을 부적정하게 집행·정산했다. 특히, 김민정 전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감독과 장반석 전 경북체육회 믹스더블 감독은 지도자가 아닌 선수, 트레이너로 각각 채용된 상태에서 지도자 행세를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장 전 감독은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훈련 지도보다는 훈련 계획 수립 등 행정 업무에 치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팀은 또 김경두 일가의 경북체육회 컬링팀 사유화도 인정했다.
우선 김경두 전 직무대행은 조카를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했고, 사위인 장 전 감독을 적당한 행정 절차나 근거없이 트레이너로 계약했다. 딸인 김 전 감독은 지난 2015년 이후 선수로 활동하지 않았음에도 ‘우수선수’로 영입해 특혜를 줬다. 아들 김민찬이 건강상 이유로 군에서 조기전역했는데도 김 전 직무대행은 건강확인 없이 남자컬링 선수로 계약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주전으로 뛰게 했으며, 과도한 연봉을 책정하는 편의를 제공했다고 감사반은 설명했다. 제 집처럼 사용했던 의성컬링센터도 김경두 가족의 것이었다. 김씨 일가가 의성컬링센터를 사유화하면서 김 전 직무대행이 부당하게 사용한 금액은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약 5억900만원에 이른다. 또 약 4억원의 의성컬링센터 매출을 과소 신고하거나 의성컬링센터 사용료(약 11억2천870만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등 조세를 포탈한 정황도 적발됐다. 김 전 직무대행은 연맹 회장 업무를 수행할 때, 김 전 감독에 대한 징계 요구를 묵살하는 등 조직 운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감사반은 파악했다.
문체부는 김 전 직무대행과 장 전 감독에 대해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보조금 관리법 위반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국세청에 조세 포탈 내용을 통보하기로 했다. 부당하게 집행·정산된 지원금 2억1천191만원을 환수 조치했으며, 경북체육회 컬링팀 관리책임자와 경북컬링협회, 의성컬링센터에 대한 수사 의뢰와 함께 대한컬링경기연맹, 의성군 등에 기관 경고나 주의를 내리는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