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3·1운동 100돌 기념행사 ‘100인 委’ 김일광 작가 인터뷰
“각계각층 화합이 가장 큰 소득”

“각계각층 사이에서 화합의 장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20일 포항시 북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일광(66·사진) 작가는 포항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100인 위원회’의 일원으로 보낸 지난 3개월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보훈단체, 시의회, 종교계, 일반시민, 학생 등으로 구성된 100인 위원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경북 최초로 만세 운동을 벌였던 포항시가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행사를 꾸리고자 만들었다. 각 단체의 추천과 자발적인 지원으로 지난해 12월 꾸려진 100인 위원회는 송경창 포항시부시장과 애린복지재단 이대공 이사장을 공동위원장으로 두고 수차례에 걸친 회의와 토론 등을 거쳐 지난 2월 19일 행사 최종안을 확정 짓는 성과를 냈다.

100인 위원회에서도 전문가 그룹이자 20인의 실행위원이기도 한 김일광 작가를 만나 시민의 손으로 직접 꾸린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의 과정과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현재 포항 문인협회 소속의 동화 작가다. 향토사에 관심이 많이 있었고 지역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는 책을 많이 써왔다. 구체적으로 동화를 30권 이상 썼는데 이 중에서 절반 이상이 우리 지역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책으로는 ‘귀신고래’, ‘석곡 이규준’ 등이 있다.

-100인 위원회의 역할은.

△시민들의 참여를 중시하는, 즉 시민 주체적으로 행사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위원회다. 지난해 가을 포항시의회 발의를 거쳐 그해 12월 위원들이 선정됐고, 이어 20명으로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의견 조율과 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각계각층이 모인 만큼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3·1운동이 포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 국가적인 행사란 점을 참작해 포항만의 특색을 살리기로 가닥을 잡고 준비했다.

-위원회 활동에서 뜻깊었던 점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만큼 많은 건의 사항이 나와 이를 다 반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포항시 복지국의 적극적인 조율을 통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할 수 있었다. 3·1운동도 당시에 기독교와 동학이 가치관을 떠나 합심하고 화합했던 점이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즉 화합이 가장 큰 정신적 바탕인데, 이번 위원회에서도 100명의 포항 시민들이 ‘화합’을 이뤄냈다는 점이 뜻 깊다.

-3·1운동 행사까지 열흘 정도 남았다. 시민들에게 한 말씀.

△이제 남은 것은 홍보다.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이제는 위원들이 홍보대사가 돼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나이 든 세대는 아직 3·1운동 하면 일본으로부터 받은 피해를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일본과 동등한 주권국가이자 앞으로는 일본을 넘어서 동아시아 최고의 국가로 나아가는 길만 남았다. 3·1운동은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는 ‘미래를 위한’ 행사로 봐야 한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정신적인 기반이자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가는 바탕이 돼야 한다. 이번 행사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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